오비에스 경인티브이 주철환 사장
[한겨레가 만난 사람] 이달 개국하는 오비에스 경인티브이 주철환 사장
[한겨레가 만난 사람] 이달 개국하는 오비에스 경인티브이 주철환 사장
주철환(52) 사장. 사장이라는 직책이 아직도 조금은 낯설다. 그는 문화방송에서 〈일요일 일요일 밤에〉 〈퀴즈 아카데미〉 등으로 이름을 날린 스타피디였다. 7년 전에 이화여대 언론학 교수로 무대를 바꾼 뒤에도 그의 타이틀에는 여전히 ‘스타’가 따라다녔다. 그런 그가 사장이라는 감투를 쓰고 다시 방송계로 돌아온 지 넉 달이 넘었다. 경기 인천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오비에스(OBS) 경인티브이 초대 사장으로 이달 중 본방송을 앞두고 있다. 정보통신부의 전파송출 허가가 지난달 23일에야 나와 개국이 늦어졌다. 또 하나의 방송이 아닌 재미와 의미가 담긴 방송 블루벨트를 만들겠다며 분주한 나날을 보내는 주철환 사장을 지난달 29일 만났다.
[인터뷰] 오비에스 경인티브이 주철환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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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사장이 들어와 회사 분위기가 많이 밝아졌다고 합니다. 회사 직원이 230명이어서 직원 이름을 거의 다 외우고 있지요. 만나면 이름을 불러주며 스킨십도 하고 어려운 점은 없는지 묻습니다. 거대 방송사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지요.” 방송사의 사장이라는 기존 관념으로 보면 주 사장의 행보는 파격이다. 50대 같지 않은 동안에 명랑, 발랄, 쾌활 모드가 그의 작은 체구를 감싸고 있다. 그가 규정하는 사장의 리더십은 “직원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다. 그래서 그는 사장실에 진득하니 앉아 있지 못한다. 자신의 무기인 “약간의 창의성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방송사를 휘젓고 다니며 직원들에게 희망과 신바람을 불러넣고 있다. 직원 230명 이름 외워 부르며
“희망 주는” 리더십 발휘
기획·섭외·진행까지 도맡아 오비에스 전신인 경인방송 아이티브이가 정파한 지 3년. 그 사이 직장을 잃어 인고의 세월을 보낸 희망조합원들은 늘 수심이 배어 있었을 터. 거기에 방송위의 허가를 받은 뒤에도 정통부의 허가가 늦어져 직원들은 침울한 표정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이런 그들에게 낙관적인 사장이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일에 대한 열정으로 모인 직원들에게 ‘명랑’ 모드를 보태 ‘재미와 의미’를 추구하자고 꼬드긴다. 사람을 설득하고 변화시키는 데는 방송과 교육계를 넘나든 경력이 큰 자양분이 되고 있다. 오비에스는 시청률이 아니라 ‘시청자 지상주의’를 표방한다. 주 사장은 “시청률을 무시한다는 말이 아니라 시청자가 주인으로 적극 참여하는 방송을 지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방송사들은 돈이 많이 들어가는 스타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우리는 아이디어와 지역주민으로 승부를 펼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오비에스는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을 다룰 때도 ‘밝게’ 접근할 계획이다. 또 주말 오전은 ‘실버존’이라고 노인들이 직접 나오는 퀴즈나 노래대전들을 꾸밀 생각이다. “노인이라고 외롭고 칙칙하게만 다룰 것이 아니라 유쾌한 프로로 꾸밀 것”이라며 간이역의 미니콘서트 등도 모색하고 있다. 최근 티브이 프로그램들이 시끄럽다며 티브이를 아예 꺼버리는 사람들이 서서히 늘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한다. 주 사장은 “기존의 방송들이 선정성·폭력성 등으로 오염되고 있는데, 우리는 청정지역을 펼치자고 외주제작사 사장들에게도 이야기해두었다”고 강조했다. “개그맨을 통해서도 웃음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살림 정보와 부부 소통하기 등도 배우는 재미와 의미가 잘 섞인 방송 블루벨트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비에스가 내세울 저녁 프로그램들을 시간대별로 소개했다. 저녁 메인뉴스는 현재 에스비에스처럼 8시에 내보낸다. 9시 시간대에는 5색 토크쇼가 펼쳐진다. 10시나 11시대는 국제뉴스를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 시엔엔, 로이터 등과도 풀 계약을 했다. 스타시스템 의존 않고
아이디어와 ‘지역’ 기반 승부 주 사장은 프로그램의 진행자로도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최고경영자로서 오비에스 자체 제작물의 잘잘못을 가리고, 대중문화를 비평하는 생방송 〈문화전쟁〉이다. 영화배우 김혜수씨와 공동 진행을 할 생각이었는데 김씨의 영화촬영 일정이 빠듯하여 다른 사람을 섭외 중이다. 그는 이뿐 아니라 왕피디로서 머릿속 곳곳에서 솟구치는 아이디어로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섭외도 진두지휘하고, 회사 로고송까지 직접 만들었다. 콘텐츠로 겨뤄야 하는 신생 방송사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그러나 사장이 너무 나선다는 일부 시선도 있다. 이에 그는 “피디는 본래 경영과 매출을 고려하여 작품을 만든다는 점에서 나의 인적 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전수하려는 뜻이었다”며 “앞으로 속도 조절을 고려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보도국에 가서 기사를 빼라 넣어라 줄여라 이런 사장이야말로 나쁜 사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며 조금 억울함을 호소한다. 8시 뉴스는 앵커 시스템 변화 등 다양한 시험을 모색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실하게 결정된 사안은 메인앵커에 김석진 보도국장이 직접 나서기로 했다는 점이다. 방송사가 너무 스타피디와 스타기자에 의존하는 것은 아닐까. 그도 쑥스러운 듯 웃으면서 천천히 말을 이어간다. “그렇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지만 얼굴마담이 일단 눈길을 끌지 않겠나, 처음 시작하는 마당에 회사의 ‘자산’이니까 역량을 다 동원하려고 한 것이니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면 좋겠다”며 대신 장기체제가 아닌 시즌제로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약간 방전되는 느낌이 들면 바로 멈추고 시즌2로 넘어갈 생각”이라며 기간의 유연성을 강조했다. 보도국장 뉴스진행 ‘실험’
“개국초 역량 총동원할 터”
주 사장은 보도 부문과 관련해선 “불편부당을 지키며 좌냐 우냐, 진보냐 보수냐 등에 치우치지 않고 독립과 중립을 가장 중요하게 여길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보도도 차질없이 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대선날 특집방송으로 희망을 나누는 리더라는 ‘희나리 2008’ 기획을 준비하고 있다”란다. 오비에스는 방송 기술장비 시스템이 풀 디지털이라는 자부심도 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전환 작업 없이 출발하는 만큼 시간·자금·인력 등의 효율성은 있으나 첫 시도라는 점에 다른 방송사들도 주목을 하고 있다. “방송계에 다섯번의 체크(5C)라는 게 있다. 일어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스타피디 출신답게 이곳에서도 인기 있는 사장이 되고 싶어 한다. 그런데 비공식적으로 나온 연봉제 문제로 노조와 갈등 중이다. 그는 그들이 원하지 않으면 강행할 생각이 없다고 단언한다. 절대명제인 개국부터 한 뒤 임단협을 통해 문제를 순리로 풀겠다고 한다. 어쨌든 그는 멋진 방송을 안착시키고 박수 받으며 떠나는 게 꿈이다. 그런 그의 꿈이 이루어지면 그게 다시 누군가의 꿈이 될 것이라고 그는 믿기 때문이다.
글 문현숙 기자 hyunsm@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영상 이규호 조소영피디pd295@hani.co.kr
“명랑한 사장이 들어와 회사 분위기가 많이 밝아졌다고 합니다. 회사 직원이 230명이어서 직원 이름을 거의 다 외우고 있지요. 만나면 이름을 불러주며 스킨십도 하고 어려운 점은 없는지 묻습니다. 거대 방송사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지요.” 방송사의 사장이라는 기존 관념으로 보면 주 사장의 행보는 파격이다. 50대 같지 않은 동안에 명랑, 발랄, 쾌활 모드가 그의 작은 체구를 감싸고 있다. 그가 규정하는 사장의 리더십은 “직원들에게 희망을 주는 일”이다. 그래서 그는 사장실에 진득하니 앉아 있지 못한다. 자신의 무기인 “약간의 창의성과 친화력”을 바탕으로 방송사를 휘젓고 다니며 직원들에게 희망과 신바람을 불러넣고 있다. 직원 230명 이름 외워 부르며
“희망 주는” 리더십 발휘
기획·섭외·진행까지 도맡아 오비에스 전신인 경인방송 아이티브이가 정파한 지 3년. 그 사이 직장을 잃어 인고의 세월을 보낸 희망조합원들은 늘 수심이 배어 있었을 터. 거기에 방송위의 허가를 받은 뒤에도 정통부의 허가가 늦어져 직원들은 침울한 표정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다. 이런 그들에게 낙관적인 사장이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일에 대한 열정으로 모인 직원들에게 ‘명랑’ 모드를 보태 ‘재미와 의미’를 추구하자고 꼬드긴다. 사람을 설득하고 변화시키는 데는 방송과 교육계를 넘나든 경력이 큰 자양분이 되고 있다. 오비에스는 시청률이 아니라 ‘시청자 지상주의’를 표방한다. 주 사장은 “시청률을 무시한다는 말이 아니라 시청자가 주인으로 적극 참여하는 방송을 지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방송사들은 돈이 많이 들어가는 스타 시스템을 가동하면서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인력과 예산이 부족한 우리는 아이디어와 지역주민으로 승부를 펼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오비에스는 사회적 약자나 소외계층을 다룰 때도 ‘밝게’ 접근할 계획이다. 또 주말 오전은 ‘실버존’이라고 노인들이 직접 나오는 퀴즈나 노래대전들을 꾸밀 생각이다. “노인이라고 외롭고 칙칙하게만 다룰 것이 아니라 유쾌한 프로로 꾸밀 것”이라며 간이역의 미니콘서트 등도 모색하고 있다. 최근 티브이 프로그램들이 시끄럽다며 티브이를 아예 꺼버리는 사람들이 서서히 늘고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한다. 주 사장은 “기존의 방송들이 선정성·폭력성 등으로 오염되고 있는데, 우리는 청정지역을 펼치자고 외주제작사 사장들에게도 이야기해두었다”고 강조했다. “개그맨을 통해서도 웃음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살림 정보와 부부 소통하기 등도 배우는 재미와 의미가 잘 섞인 방송 블루벨트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오비에스가 내세울 저녁 프로그램들을 시간대별로 소개했다. 저녁 메인뉴스는 현재 에스비에스처럼 8시에 내보낸다. 9시 시간대에는 5색 토크쇼가 펼쳐진다. 10시나 11시대는 국제뉴스를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 시엔엔, 로이터 등과도 풀 계약을 했다. 스타시스템 의존 않고
아이디어와 ‘지역’ 기반 승부 주 사장은 프로그램의 진행자로도 직접 참여할 예정이다. 최고경영자로서 오비에스 자체 제작물의 잘잘못을 가리고, 대중문화를 비평하는 생방송 〈문화전쟁〉이다. 영화배우 김혜수씨와 공동 진행을 할 생각이었는데 김씨의 영화촬영 일정이 빠듯하여 다른 사람을 섭외 중이다. 그는 이뿐 아니라 왕피디로서 머릿속 곳곳에서 솟구치는 아이디어로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섭외도 진두지휘하고, 회사 로고송까지 직접 만들었다. 콘텐츠로 겨뤄야 하는 신생 방송사의 절박함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그러나 사장이 너무 나선다는 일부 시선도 있다. 이에 그는 “피디는 본래 경영과 매출을 고려하여 작품을 만든다는 점에서 나의 인적 자원을 적극 활용하고 전수하려는 뜻이었다”며 “앞으로 속도 조절을 고려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러면서도 “보도국에 가서 기사를 빼라 넣어라 줄여라 이런 사장이야말로 나쁜 사람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며 조금 억울함을 호소한다. 8시 뉴스는 앵커 시스템 변화 등 다양한 시험을 모색하고 있다. 지금까지 확실하게 결정된 사안은 메인앵커에 김석진 보도국장이 직접 나서기로 했다는 점이다. 방송사가 너무 스타피디와 스타기자에 의존하는 것은 아닐까. 그도 쑥스러운 듯 웃으면서 천천히 말을 이어간다. “그렇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지만 얼굴마담이 일단 눈길을 끌지 않겠나, 처음 시작하는 마당에 회사의 ‘자산’이니까 역량을 다 동원하려고 한 것이니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면 좋겠다”며 대신 장기체제가 아닌 시즌제로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약간 방전되는 느낌이 들면 바로 멈추고 시즌2로 넘어갈 생각”이라며 기간의 유연성을 강조했다. 보도국장 뉴스진행 ‘실험’
“개국초 역량 총동원할 터”
오비에스 경인티브이 주철환 사장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영상 이규호 조소영피디pd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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