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스콧 호주 ABC 사장
세계공영방송 서울총회 온 호주ABC 마크 스콧 사장
공영방송은 무엇을 먹고 사는가? 오스트레일리아 <에이비시>(ABC)는 ‘시청률을 뛰어넘는 신뢰’라는 답을 하고 있다. 2007 세계공영방송 서울총회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마크 스콧 오스트레일리아 <에이비시> 사장은 12일 “공영방송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콘텐츠”라며 다른 방송국과 차별화된 뉴스, 다큐, 토론 프로그램으로 시청자의 신뢰를 받으면 오락프로그램들과의 시청률 경쟁에서 꿋꿋이 버틸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실제로 <에이비시>는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유일한 전국방송에 질 높은 프로그램으로 지식인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24시간 방송, 광고 없음, 3개의 티브이 채널과 라디오·온라인 등을 포함한 인력 4500명, 75년의 역사. 오스트레일리아 <에이비시>의 개요다. 재원은 대부분이 정부의 보조금이다. 수신료 대신 정부의 직접적 지원을 받아 운영을 하는데 재정난은 세계 공영방송의 공통사항이 되었다.
스콧 사장은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대부분의 시민들이 저녁 7시 뉴스를 통해 그날 국내외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게 된다.” 24시간 종일 방송하기 때문에 중간중간 뉴스를 다루어 시간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9시가 메인 뉴스인 우리와 달리 저녁 7시면 가족들이 둘러앉아 방송뉴스로 세계와 소통을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뉴스팀도 저녁 7시 뉴스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공정한 선거방송 질문에 그는 “오스트레일리아는 특정 후보 띄워주기가 아닌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담아내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후보들의 네거티브 전략 땐 언론이 휩쓸리지 않고 사실과 거짓을 바로잡아 순발력있게 검증을 할 수 있어야 질 높은 저널리즘”이라고 덧붙였다.
드라마나 코미디도 흥밋거리에만 신경쓰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나 퀴즈쇼와는 확실히 선을 그어 공영방송의 길을 지키고 있다. 한국이 요즘 사극 열풍인 것에 견줘 오스트레일리아 <에이비시>의 시청자를 사로잡는 드라마는 ‘레인 섀도’(Rain shadow)라는 현대극이다. 농장을 배경으로 최근 극심한 가뭄을 소재로 하였는데 자극적 접근이 아니라 현대인의 고민이나 갈등, 심리에 초점을 맞춰 인기라고 전했다.
스콧 사장은 앞으로 공영방송사 간 공동제작의 중요성을 거론하며 “인력 교환이나 모든 종류의 협업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고 밝혔다.
문현숙 기자 hyunsm@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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