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선 끊어…브리핑 파행
국정홍보처가 11일 주요 부처 기사송고실의 인터넷과 전화선을 끊는 등 단계적 폐쇄에 들어갔다. 그러나 출입기자들은 기존 기사송고실로 출근을 계속하며 전화선이나 무선 모뎀을 사용해 기사를 보내는 등 정부 조처에 맞섰다.
홍보처는 이날 국무총리실 등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여섯 부처 등 모두 11개 부처에 있는 기존의 기사송고실 인터넷 회선을 차단했다. 정부과천청사 1층에 있는 건설교통부 기사송고실은 전화선도 차단했다. 하지만 홍보처는 애초 예고와는 달리 기자들의 기사송고실 출입까지는 통제하지 않아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지는 않았다.
이들 11개 부처 출입기자 대부분은 이날도 새 합동브리핑센터로 옮기기를 거부한 채 기존 기사송고실로 출근했다.
출입기자들은 인터넷을 이용할 수 없게 되자 전화선과 개인 무선인터넷 장비를 이용해 기사를 작성하고 본사로 보냈다. 기획예산처 출입기자들은 이날 성명을 내어 “기자단의 폐해가 전혀 없다고 주장할 생각은 없지만 문제가 있다면 합리적으로 개선하면 된다”며 “국민들은 기자실을 통째로 없애는 권한을 정부에 부여하지 않았다”고 기자실 폐쇄를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또 이미 과천청사 1동의 합동브리핑실을 이용하고 있는 재정경제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출입기자들은 정부의 기자실 폐쇄에 대한 항의 및 언론계와의 연대 의미로 이날 오전 열릴 예정이던 권오규 경제부총리 겸 재경부장관의 정례브리핑에 참석을 거부해 브리핑이 중단됐다.
홍보처는 11일 밤 늦게 기존 부처별 기사송고실을 폐쇄해 12일부터는 기자들의 출입을 막고, 다음주 초부터 기존 기사송고실은 사무실로 바꾸는 공사를 벌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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