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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블로그] 포털의 무책임 반성해야

등록 2007-09-17 18:48

이제 대중들은 신문을 통해 뉴스를 접하지 않고 포털을 통해 뉴스를 접한다. 엄밀히 말하면 포털 속 기사들은 모두 언론사들의 것이지만, 뉴스로 향하는 문은 항상 포털사이트를 통해서이다. 포털은 누가 보아도 언론의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역할로서 의제설정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의제설정기능이란, 대중들에게 사회에서 논의 되어야 할 중요한 사안을 던져줌으로써 공론의 장에서 생산적인 토론이 이루어지도록 하는것이다. 의제가 설정됨으로써 사안에 대한 여론이 형성되고, 언론은 다시 이를 피드백하여 정부를 견제하는 감시견(Watchdog) 역할을 한다. '의제설정 - 여론수렴 - 환경감시 -의제설정'의 선순환 구조를 갖는다고 볼수 있다. 이런 언론의 고유 기능을 포털에서는 그대로 따라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편집권을 행사하고 있다는 말과도 같은데, 이는 신문의 1면을 언론사의 주필이 결정하듯이, 포털의 메인페이지 역시 누군가가 행사하는 편집권을 통해 이루어 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포털의 판단은 어떤 국가적,사회적 가치에 따라 결정되는것이 아니라, '조회수'나 '마케팅' 효과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제대로된 의제를 설정하고 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무엇보다 심각한것은, 법적으로 포털은 언론이 아니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언론의 역할을 함으로써 생기는 피해이다. 실제로 네이버에서 이용자들에게 피해를 입혀준 경우가 있었다. 언론사의 오보를 그대로 받아 쓴 경우 때문이였다. 의류사업을 하던 모 이용자가 네이버를 통해 자사의 제품에 대해 "99%가 짝퉁"이라는 부정적인 내용이 담긴 오보를 보았고, 곧바로 피해를 본 당사자가 소송을 건 경우였다. 또한 이런 오보에 있어서 언론사는 비교적 빨리 정정 보도를 낼 수 있는데 반해, 포털은 그런 융통성이나 민첩성 면에서도 훨씬 떨어진다. 피해사례를 직접 보고 받고 나서야 뒤늦게 수습하는 정도이기 때문이다. 앞서, 포털은 언론사보다 '대중 접근력'이 높다 하였다. 법적으로 언론이 아니라고 책임을 회피 해서는 안된다. 자신들이 쓴 기사가 아니라 할지라도, 그 피해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다. 무책임을 일삼는 것은 곧, 말 그대로 '기업의 행포'이다.

또한 포털이 오보가 아닌 사실을 다룬 기사를 내보내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또 다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광고효과'등으로 특정이익을 대변하게 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 역시 경쟁사들에게는 '피해사례' 일 수 밖에 없다. 언론사는 지면의 제약을 덜 받기 때문에 자신들만의 논조를 어느정도 펼칠 수 있는 것으로 되어있다. 불가피하게 색깔을 띄게 된다는 말이다. 그리고 독자들 역시 자신이 선택한 신문의 논조를 대략적으로 파악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포털은 그렇지 않다. 쉽게 말해서 포털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 모른다. 다만, 유저들이 많이 볼만한 기사들을 따와서 올릴 뿐이다. 그러면서 생기는 특정집단의 이해나 피해에는 무관심해지기 마련이다.

또한, 중요한 문제 중 하나가 바로 '인권문제'라 생각된다. 포털이 올린 기사에 대해서 네티즌들은 이슈를 재생성하여, 이름바, 검색어 차트에 새로이 등장하게 되면서 이슈가 거품처럼 불어나는 경우가 있다. 즉, 이슈가 다른 이슈를 낳는데, 이때는 원래의 사실보다 훨씬 부풀려진다는 것이다. '과장'과 '왜곡'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피해를 보는 사람도 많아 질 확률이 높다. 요즘들어 연예인으로 대변되는 공인 뿐만아니라, 일반인들까지도 포털에 따른 명예훼손이나 사생활 침해와 같은 소송들이 많아 진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포털사, 특히 거대 포털사로 불리는 이들은 "미디어" 부서를 따로 둘 정도로 스스로 막강한 언론의 힘을 맛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책임의식은 부재해 있다. 포털사들끼리를 비교하는것은 무의미 하지만, 네이버(Naver.com)의 경우는 자신들의 책임론에 대해서 아예 입을 열지 않고 억지로 감추려고만 했다. 자신들이 무엇을 하는지 스스로 모르고 있다는 말이다. 거대기업이 운영하는 포털사의 책임의식 이겨우 이 정도였다니, 답답할 따름이다. 반면에 소수 기업으로 거대자본 없이 국내 2위의 포털사이트를 구축하고 있는 다음(Daum.net)의 경우는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법적 제재가 필요하며, 그에 순순히 따르겠다는 겸허한 입장을 밝혔다.

막강한 힘에는 막강한 책임이 따른다. 스스로 책임의식이 없다면, 법적 제재는 불가피 할것이고, 법적 제재는 아이러니하게도 포털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줄 것이다. 가장 권장될 만한 점은 포털의 책임론을 포털 스스로가 인식하는 것이고, 스스로 신중한 태도, 저널리즘(?)을 취하는것이다.

그것이 힘들다고 한다면, 포털은 과분한 힘을 가질 수 없다. 그 어떤 언론의 기능도 하지 못하도록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할 것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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