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별 보도방향 분석
민언련, ‘이명박·박근혜 후보검증 보도’ 분석
“기계적 중립 지키면서 상황 따라가기만” 지적
“대선뒤 수신료·민영화 영향받을까 예민한 탓” 지상파 방송사들이 대통령선거를 앞둔 경선후보 보도에서 후보들의 도덕성이나 정책에 대해 철저한 검증은 뒷전이고, 정치권 눈치보기에 급급한 양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6월2일부터 7월19일까지 방송 3사 메인뉴스(한국방송 <뉴스9>, 문화방송 <뉴스데스크>, 에스비에스 <8시 뉴스>)를 대상으로 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 경선 후보의 도덕성과 정책관련 의혹·검증 보도를 모니터한 결과다. ■ 에스비에스 검증보도 가장 소극적=문화방송은 이 기간에 스트레이트, 해설 분석 기사를 포함한 보도량이 87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방송은 80건, 에스비에스가 76건이었다. 에스비에스는 전체보도의 93.4%인 71건이 스트레이트 기사였으며 해설기사가 5건에 그친 데 견줘 문화방송은 스트레이트 기사가 75건, 해설기사가 12건이었다. 의혹 검증보도는 문화방송이 34건, 한국방송 31건, 에스비에스는 22건으로 에스비에스가 가장 적었다. 민언련은 “에스비에스는 다른 방송사에 견줘 상대적으로 한나라당 경선 후보들에 대한 의혹이나 검증에 대해 소극적 보도태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 검증 사라지고 공방만 불꽃=이명박 후보는 이 시기에 다스, 부동산 투기 의혹, 홍은페리이닝 특혜, 위장 전입 등 다양한 의혹들이 제기됐고, 박근혜 후보는 영남대, 최태민 보고서, 정수장학회, 전두환 대통령 생계비 지원 등과 관련해 의혹이 잇따랐다. 신문들은 의혹 보도로 잇단 경쟁이 벌어졌으나 방송사들이 자체 취재로 의혹을 제기하거나 검증한 보도는 거의 없었다. 문화방송과 에스비에스는 자체 취재로 의혹을 제기하거나 검증한 보도가 아예 없었고, 한국방송은 1건 있었는데 그것도 7월11일 <김혁규 캠프로> 꼭지에서 주민등록 초본과 관련한 정보 유출에 대한 내용이었다. 민언련은 “방송사들은 이런 의혹에 피상적 사실을 전달하고 공방, 반박, 주장 등을 내보내며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데 급급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방송이 양쪽의 입장을 동일하게 다뤄야 한다는 기계적 중립에 얽매여 공방 보도에 가장 많은 비중을 할애하면서 정작 진실을 밝혀야 하는 언론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저버렸다는 것이다. ■ 의혹 검증 필요성도 외면=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 쪽은 공작정치, 문건 유출 논란 등을 제기하고 보수 신문들이 이를 확대 재생산하면서 사건의 본말이 전도됐다. 의혹에 대한 검증은 사라지고 공작정치에 대한 논란으로 사건이 뒤바뀐 것이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의혹 검증의 본질을 흐리는 문제점을 거의 지적하지 않고 상황 따라가기만 했다. 이에 대해 모니터를 총괄한 민언련 강윤경 간사는 “정치권 눈치보기 측면인지 양적인 균형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양새였다”며 “방송사들이 앞으로는 몸사리기를 중단하고 후보자들의 정책과 검증을 철저히 감시하여 공정한 선거보도가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사들이 대선 보도에 이렇게 소극적인 배경에 대해 이진로 영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대선 이후 방송사들이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정치적 입장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한국방송은 대선 결과에 따라 수신료가 영향을 받고, 문화방송도 민영화가 공론화될 수 있으며 에스비에스도 구조적 영향을 덜 받더라도 예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방송사들이 대선후보의 검증 등 언론의 역할을 소홀히 하고, 꼭 듣고 싶은 보도가 나오지 않는다면 시민들은 새로운 미디어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문현숙 기자 hyunsm@hani.co.kr
“대선뒤 수신료·민영화 영향받을까 예민한 탓” 지상파 방송사들이 대통령선거를 앞둔 경선후보 보도에서 후보들의 도덕성이나 정책에 대해 철저한 검증은 뒷전이고, 정치권 눈치보기에 급급한 양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이 6월2일부터 7월19일까지 방송 3사 메인뉴스(한국방송 <뉴스9>, 문화방송 <뉴스데스크>, 에스비에스 <8시 뉴스>)를 대상으로 한나라당 이명박, 박근혜 경선 후보의 도덕성과 정책관련 의혹·검증 보도를 모니터한 결과다. ■ 에스비에스 검증보도 가장 소극적=문화방송은 이 기간에 스트레이트, 해설 분석 기사를 포함한 보도량이 87건으로 가장 많았다. 한국방송은 80건, 에스비에스가 76건이었다. 에스비에스는 전체보도의 93.4%인 71건이 스트레이트 기사였으며 해설기사가 5건에 그친 데 견줘 문화방송은 스트레이트 기사가 75건, 해설기사가 12건이었다. 의혹 검증보도는 문화방송이 34건, 한국방송 31건, 에스비에스는 22건으로 에스비에스가 가장 적었다. 민언련은 “에스비에스는 다른 방송사에 견줘 상대적으로 한나라당 경선 후보들에 대한 의혹이나 검증에 대해 소극적 보도태도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 검증 사라지고 공방만 불꽃=이명박 후보는 이 시기에 다스, 부동산 투기 의혹, 홍은페리이닝 특혜, 위장 전입 등 다양한 의혹들이 제기됐고, 박근혜 후보는 영남대, 최태민 보고서, 정수장학회, 전두환 대통령 생계비 지원 등과 관련해 의혹이 잇따랐다. 신문들은 의혹 보도로 잇단 경쟁이 벌어졌으나 방송사들이 자체 취재로 의혹을 제기하거나 검증한 보도는 거의 없었다. 문화방송과 에스비에스는 자체 취재로 의혹을 제기하거나 검증한 보도가 아예 없었고, 한국방송은 1건 있었는데 그것도 7월11일 <김혁규 캠프로> 꼭지에서 주민등록 초본과 관련한 정보 유출에 대한 내용이었다. 민언련은 “방송사들은 이런 의혹에 피상적 사실을 전달하고 공방, 반박, 주장 등을 내보내며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데 급급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방송이 양쪽의 입장을 동일하게 다뤄야 한다는 기계적 중립에 얽매여 공방 보도에 가장 많은 비중을 할애하면서 정작 진실을 밝혀야 하는 언론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저버렸다는 것이다. ■ 의혹 검증 필요성도 외면=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이명박 후보 쪽은 공작정치, 문건 유출 논란 등을 제기하고 보수 신문들이 이를 확대 재생산하면서 사건의 본말이 전도됐다. 의혹에 대한 검증은 사라지고 공작정치에 대한 논란으로 사건이 뒤바뀐 것이다. 그러나 방송사들은 의혹 검증의 본질을 흐리는 문제점을 거의 지적하지 않고 상황 따라가기만 했다. 이에 대해 모니터를 총괄한 민언련 강윤경 간사는 “정치권 눈치보기 측면인지 양적인 균형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양새였다”며 “방송사들이 앞으로는 몸사리기를 중단하고 후보자들의 정책과 검증을 철저히 감시하여 공정한 선거보도가 되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방송사들이 대선 보도에 이렇게 소극적인 배경에 대해 이진로 영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대선 이후 방송사들이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정치적 입장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한국방송은 대선 결과에 따라 수신료가 영향을 받고, 문화방송도 민영화가 공론화될 수 있으며 에스비에스도 구조적 영향을 덜 받더라도 예민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방송사들이 대선후보의 검증 등 언론의 역할을 소홀히 하고, 꼭 듣고 싶은 보도가 나오지 않는다면 시민들은 새로운 미디어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문현숙 기자 hyuns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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