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언론사 갈등 ‘중재’
8월 중순 뉴스콘텐츠 보존기한 등 가이드라인 발표
온라인신문협 “기존입장 변함없어”…포털은 ‘탐색전’
온라인신문협 “기존입장 변함없어”…포털은 ‘탐색전’
뉴스공급 조건을 둘러싼 언론사와 포털간 힘겨루기가 새로운 국면에 들어갔다. 양쪽 견해가 팽팽히 맞선 가운데 문화관광부가 중재에 나섰기 때문이다. 온라인신문협회(온신협)는 애초 7월부터 ‘지난 기사 7일 보관제’ 등 콘텐츠 이용규칙을 적용하자고 제안했으나 한달여 동안 진전이 없던 터였다.
■ 중재나선 문화부=문화부 뉴미디어산업팀은 지난달 19일 ‘언론사와 포털 관계 정립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한 데에 이어 이번주초 ’뉴스 공급계약에 관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위한 구체적인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언론사와 포털 등 각 사에 이메일을 보내 △뉴스콘텐츠의 보존 기간과 변형 금지를 포함한 지적재산권 확립, △편집의 공정성과 언론의 피해 구제, △불법 복제 방지를 위한 기술적 조치 등과 관련한 내용으로 8조에 걸친 안의 의견을 묻고 있다.
윤성천 문화부 뉴미디어산업팀장은 “언론사와 포털의 뉴스 서비스와 법제 문제가 사회 이슈화되고 있어 문화부가 마냥 모른 척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며 중재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문화부의 중재안이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방향을 잡아가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는 취지이다. 윤 팀장은 “뉴스콘텐츠의 지적재산권 인정 여부는 대부분 공감대가 이루어졌다”며 “보존 기한 등 서로 이해가 엇갈리는 부분들을 중심으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가이드라인을 이달 중순께 확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문화부의 중재 시도 자체에 대해선 양쪽이 비교적 긍정적이다. 당사자끼리 맞붙어 좀처럼 해결되지 않던 상황에 돌파구가 될지 모른다는 기대가 담겨 있다.
■ 언론사-포털의 다음 상황은=7월 시점에 포털과 가장 먼저 재계약 대상자였던 한국경제닷컴과 조선닷컴은 온신협의 제안을 고수하여 31일 현재 아직까지 재계약을 하지 않은 상태이다. 이병욱 온신협 사무국장도 “뉴스콘텐츠 이용규칙 기존 주장은 변함이 없다”며 회원사들의 강경 태도를 전했다. 이 국장은 “협회 차원의 안은 무리한 안이 아니라고 본다”며 “포털들의 태도에 따라 후속조처를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6월말에 계약이 끝나 7월1일부터 포털들과 재계약에 들어가야 했던 한국경제닷컴의 장진영 금융팀장은 “콘텐츠에 광고를 붙이는 수익모델을 포털들에게 1차 안으로 제시했으나 기존 뉴스 판매방식을 고수한다면 온신협의 안을 따를 것이다”라고 밝혔다. 조선닷컴 쪽도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온신협은 지난 지침에 이어 조만간 2차 대응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에 견줘 포털사들은 탐색만 하며 자신들의 카드를 보이는 데 신중한 자세이다. 기존 태도에서 바뀌지 않았으면서도 언론사와 대립하는 모양새는 원치 않은 형국이다. 최휘영 엔에이치엔 대표가 ‘7일 보관제’를 거부했다는 보도에 대해, 박정용 네이버 그룹장은 “7일로 날짜를 제한하는 이유에 대해 어떤 이득이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최 대표가 말한 것이지 완전히 거부하는 입장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박 그룹장은 “기존 뉴스가격은 기한을 포함했다고 본다. 기한이 정해지면 가격이 변동되어야 한다는 뜻이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의 김진아 미디어사업팀장은 “아프간 피납사건처럼 7일 넘게 계속 이어지는 이슈들을 7일 지나 뉴스를 볼 수 없게 된다면 이용자들은 당연히 불편하게 된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앞으로 이런 대치 상황에서 문화부의 가이드라인이나 온신협의 2차 대응이 포털의 변화를 불러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현숙 기자 hyunsm@hani.co.kr
문현숙 기자 hyuns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