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신문 FTA 보도 태도 차이
한-미 FTA협상에 대한 보도 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보도에서 한국의 신문과 방송은 정보와 의미를 전달하는 데 실패했으며, 진단과 처방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반현 인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팀은 18일 서울 태평로 언론회관에서 열린 한국언론재단 주최의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과 언론보도’라는 심층 세미나에서 한·미 두 나라 언론의 자유무역협정 보도를 비교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반 교수는 “미국 신문은 문제와 대안을 모두 다룬 기사 비율이 44.7%로 완성도가 높았다”고 평가했다. 반면에 한국 언론은 진단적 정보만 있는 보도가 많았으며(신문 35.9%, 방송 43.8%) 진단과 처방이 모두 없는 정보(신문 26.2%, 방송 25%)가 그 뒤를 이었고 진단과 처방이 모두 조합된 정보는 적었다(신문 20.8%, 방송 19.4%)고 밝혔다. 이 연구는 〈조선〉 〈동아〉 〈한겨레〉 〈경향〉 등 네 신문사의 협상 관련 보도 462건과 지상파 방송 3사의 기사 1009건,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10여곳의 미국 신문 기사 103건을 비교조사 대상으로 삼았다.
또 한국 신문은 정부와 이익단체, 정부와 정당 등 집단 사이 마찰을 다룬 ‘갈등 프레임’ 방식으로 58.4%나 보도한 반면, 미국은 37%로 많은 차이가 나타났다. 또 반 교수는 “한국 언론은 한-미 에프티에이가 어떤 영향을 끼칠 것인가에 대한 심각한 고민이 사전에 부족했고, 충분한 정보도 제대로 얻지 못해 사회 공론장으로서의 역할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김성해 한국언론재단 연구위원도 ‘한국과 미국 신문의 에프티에이 보도 비교분석’ 발제문에서 한국 언론은 시기별로 보도 태도에 차이를 보였다고 밝혔다. 한국 신문은 협상 준비기(2006년 2월3일~6월4일)에는 반대가 37.2%로 가장 높았으나 진행기(2006년 6월5일~2007년 4월2일)에는 중립이 48.9%로 가장 높았다가 평가기(2007년 4월3~17일)인 협상 타결 이후에는 찬성 비중이 47.5%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미국 신문은 모든 기간 경제적 이익과 동맹 강화를 내세워 찬성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위원은 “미국 언론이 전반적으로 사회적 합의에 바탕해 정부의 정책을 충실히 반영한 반면, 한국 언론은 각 신문사의 보도태도에 따라 일종의 ‘이념 투쟁’을 전개하여 찬반이 엇갈리는 보도가 보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선과 동아는 찬성이 우세했으며, 한겨레와 경향은 반대가 기조를 이뤘다.
문현숙 기자 hyuns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