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 인터뷰
기자 출신의 대선 주자인 권영길 의원(민주노동당)은 24일 기자실 통·폐합을 뼈대로 한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방안’에 대해 “권력형 비리가 묻힐 수 있다. 또 (취재 환경이) 이른바 ‘조·중·동’에게 더 유리해지면서 여론이 왜곡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치권의 반발과 입법화 대응이 정치공세가 돼선 안된다. 저항의 주체는 언론사와 언론단체들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신문〉 기자 출신의 권 의원은 언론노조 전신인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초대~3대 위원장(1988~1994년)을 지냈다. 1981년부터 7년 동안 파리 특파원 생활을 하기도 했다.
사실상 언론접촉 금지…선진국은 정보접근 철저 보장
‘국정홍보처 폐지’ 주장은 정치공세…언론계가 나서야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방안’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이 방안을 어떻게 평가하나. =언론은 국민의 알권리를 대신해 충족시키는 ‘알권리 대행사’이자, 국가권력의 감시자다. 헌법으로부터 그런 권한을 위임받았다. 정부의 이번 조처는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언론의 감시 역할을 방해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철회돼야 한다. 기자실을 언제까지나 유지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없애려면 정부·국가기관·공무원이 (취재에 자유롭게 응하는) 선진국 수준이 돼야 한다. 더구나 현재의 정보공개법 아래서 기자실 축소는 의미가 없다. 무엇보다도 기자실 존속 여부는 권력이 아니라 언론 스스로 정해야 한다. -정부는 선진국엔 기자실이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
=나도 특파원을 해봤지만,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자들이 요청한 모든 정보가 정부로부터 제공된다. 기자실·기자단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보 접근이 철저히 보장되고 민주화의 수준이 높기 때문에 언론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거다. -기자실 통·폐합이 어떤 문제를 불러 올 것이라 생각하는가. =정보 접근 자체가 차단될 가능성이 크다. 기자실 통폐합은 사실상 노무현 대통령이 공무원에게 언론과 접촉하지 말라는 무언의 지시를 한 셈이다. 예를 들어 1987년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기자들이 취재원과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 권력형 비리를 비롯해 정부가 발표하지 않는 중요한 사안이 밖에 알려진 것은 모두 기자가 관련 공무원들과의 만남에서 ‘냄새’를 맡을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또 앞으로 경제력이 있는 메이저 언론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메이저 언론은 불공정·편파 보도의 전형으로 비판받고 있다. 이들에게 유리해지면서 여론이 더욱 왜곡될 수 있다. -각 정당에서 새 방안을 막을 여러 법안을 만들겠다고 나섰는데. =정치권의 반발과 입법화 대응이 정치공세가 돼서는 안된다. 한나라당은 국정홍보처를 폐지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건 (언론 자유와 무관하게) 노무현 정부를 공격하자는 것이다. 저항의 주체는 언론사와 언론단체들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언론노조와 기자협회 등의 대응은 미진하다. 성명서 하나 발표하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글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사진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사실상 언론접촉 금지…선진국은 정보접근 철저 보장
‘국정홍보처 폐지’ 주장은 정치공세…언론계가 나서야 -정부의 ‘취재지원 선진화방안’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이 방안을 어떻게 평가하나. =언론은 국민의 알권리를 대신해 충족시키는 ‘알권리 대행사’이자, 국가권력의 감시자다. 헌법으로부터 그런 권한을 위임받았다. 정부의 이번 조처는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고, 언론의 감시 역할을 방해하는 것이므로 당연히 철회돼야 한다. 기자실을 언제까지나 유지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없애려면 정부·국가기관·공무원이 (취재에 자유롭게 응하는) 선진국 수준이 돼야 한다. 더구나 현재의 정보공개법 아래서 기자실 축소는 의미가 없다. 무엇보다도 기자실 존속 여부는 권력이 아니라 언론 스스로 정해야 한다. -정부는 선진국엔 기자실이 없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
=나도 특파원을 해봤지만,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자들이 요청한 모든 정보가 정부로부터 제공된다. 기자실·기자단이 없어서가 아니라, 정보 접근이 철저히 보장되고 민주화의 수준이 높기 때문에 언론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거다. -기자실 통·폐합이 어떤 문제를 불러 올 것이라 생각하는가. =정보 접근 자체가 차단될 가능성이 크다. 기자실 통폐합은 사실상 노무현 대통령이 공무원에게 언론과 접촉하지 말라는 무언의 지시를 한 셈이다. 예를 들어 1987년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기자들이 취재원과 자유롭게 접촉할 수 있었기 때문에 세상에 알려질 수 있었다. 권력형 비리를 비롯해 정부가 발표하지 않는 중요한 사안이 밖에 알려진 것은 모두 기자가 관련 공무원들과의 만남에서 ‘냄새’를 맡을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또 앞으로 경제력이 있는 메이저 언론만 살아남을 가능성이 크다. 이른바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메이저 언론은 불공정·편파 보도의 전형으로 비판받고 있다. 이들에게 유리해지면서 여론이 더욱 왜곡될 수 있다. -각 정당에서 새 방안을 막을 여러 법안을 만들겠다고 나섰는데. =정치권의 반발과 입법화 대응이 정치공세가 돼서는 안된다. 한나라당은 국정홍보처를 폐지해야 한다고 하는데, 이건 (언론 자유와 무관하게) 노무현 정부를 공격하자는 것이다. 저항의 주체는 언론사와 언론단체들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언론노조와 기자협회 등의 대응은 미진하다. 성명서 하나 발표하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글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사진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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