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미영 피디
KBS3 라디오 ‘푸른하늘’ 주미영 피디 ‘장애인인권상’ 등 6개상 받아
장애인 전문채널인 한국방송 3라디오 〈내일은 푸른 하늘〉(AM 639KHz, 오후 6시)을 연출하는 주미영(사진) 피디에게 상복이 터졌다.
“머리라도 드라이하고 나타나면 주위사람들이 ‘또 상 받느냐’고 물어볼 만큼 많은 상을 받았다”는 그가 올해만 받은 상이 모두 6개. 한국프로듀서연합회가 주는 ‘이달의 피디상’(3월), 여성가족부에서 주는 ‘대통령상’(5월) 등에 이어 12월 1일에는 한국장애인인권단체총연맹에서 주는 ‘올해의 한국장애인인권상(인식개선 방송언론 부문)’도 수상했다.
〈…푸른 하늘〉은 1981년 한국방송 1라디오에서 국내 최초의 장애인 프로그램으로 출발했다. 2003년 3라디오가 시각장애인 전문 라디오 채널로 개국하는 데 일등공신 노릇을 하면서 지금껏 간판 프로그램으로서 톡톡히 제몫을 해 왔다. 햇수로 3년간 프로그램을 꾸려온 주 피디는 “필요한 사안들을 이슈화하고 사회 변화를 이끄는 데 한몫 해온 게 25년 장수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장애인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복지 도우미를 자처하는 〈…푸른 하늘〉은 그간 장애인 스타들도 배출했다. 선천적 장애인인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씨, 정신지체 화가 박혜신씨 등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많은 이들에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줬다. 장애인의 90%가 후천적 장애임을 볼 때 ‘바퀴 달린 사나이’로 불리는 코미디언 박대운씨와 가수 강원래씨는 중도장애인으로서 역경을 이기는 슬기로움을 보여줬다. 두 사람은 이 프로그램의 요일별 꼭지를 맡아 오다 지금은 3분짜리 장애 인식 개선 캠페인 〈두 남자의 세상이야기〉를 매일 세차례 방송한다. 이 별도의 캠페인 역시 주 피디가 주도했다. 그는 “장애인을 보는 인식이 달라져야 장애인의 삶도 달라진다”고 강조한다.
라디오여서 장애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텔레비전보다 약하지 않을까? 주 피디는 “애정을 담아 꾸준히 이야기를 전달해 온 만큼 오히려 여러 방면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장애여성의 모성권을 다룬 ‘아가야 엄마한테 와 줘서 고맙다’ 편의 내레이션을 맡았던 오유경 아나운서는 자신이 진행하는 〈시사 투나잇〉(2TV)에서 이 내용을 다룰 수 있도록 다리를 놓기도 했다. “앞으로도 해야 할 이야기가 무수히 많아요. 그만큼 장애인들의 삶이 처절하고 어렵다는 말이지요. 특히 3라디오가 모든 장애를 넘어 비장애인에게도 삶의 위기가 왔을 때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도 당당하게 열심히 살아간다는 것을 깨닫고 힘이 돼줄 수 있는 채널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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