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미디어

“정운영씨 ‘몸보다 아낀 책’ 기증에 감사”

등록 2006-07-18 18:43수정 2006-07-19 17:08

고 정운영 전 논설위원 부인 박양선(왼쪽)씨가 고인의 장서 2만여권을 서울대에 기증한 뒤 정운찬 총창한테서 감사패를 받고 있다. 이정아 기자 <A href="mailto:leej@hani.co.kr">leej@hani.co.kr</A>
고 정운영 전 논설위원 부인 박양선(왼쪽)씨가 고인의 장서 2만여권을 서울대에 기증한 뒤 정운찬 총창한테서 감사패를 받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서울대, 부인에 감사패
“종이책을 절실히 사랑한 마지막 사람이 아닐까 한다.”

소설가 조정래씨는 지난해 9월 타계한 고 정운영 전 한겨레 논설위원을 이렇게 회고했다.

대표적인 진보 경제학자이자 칼럼니스트로 <한겨레>와 <중앙일보> 지면을 통해 독자들을 사로잡았던 정운영 위원이 남긴 책은 2만여권에 이른다. 이 많은 책을 사 모으느라 가족은 평생 전세아파트를 벗어나지 못했다. 가족들은 그의 ‘밥이자 혼’이던 책 가운데 1만5425권을 올 4월과 6월 서울대에 기증했고, 정리되는 대로 1천여권을 더 기증할 예정이다. 나머지 5천여권은 가족들이 보관하기로 했다.

서울대 정운찬 총장은 18일 오후 정 위원 부인 박양선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정 총장은 “학창시절 정 위원이 서울대 상대신문 기자로 쓴 기사를 스크랩해 둘 정도로 개인적으로 그를 좋아했다”며 “2000년 한 월간지에서 정 위원과 내가 함께 있는 사진을 찍어주었는데,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고 우정을 소개했다.

정 위원과 터놓는 친구 사이였다는 조정래씨는 “만약 정형이 책을 사지 않았다면 집안 형편이 훨씬 나았을 것이고, 더 오래살지 않았을까 한다”며 “기증된 책들은 정형의 분신과도 같은 것”이라고 했다. 조씨는 “정형은 그 많은 책을 모두 읽었다”며 “정인보 선생과 최남선 선생은 등불이 꺼진 상태에서도 원하는 책을 서가에서 정확히 찾아낼 수 있었다는데, 정형도 그런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조씨는 “4년 전쯤에 정형과 유럽여행 갔다 서점에 들렀는데 체 게바라 관련 책이 54종이 있었다. 아무리 관심이 있는 사람도 대여섯권 사고 말 텐데 정형은 신용카드로 54권 모두 샀다.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오니 일시적으로 신용불량자가 돼 있었다”는 일화를 들려줬다.

행사에는 유족과 조씨 외에 고인과 우정을 나눴던 <한겨레> 정태기 대표, 권근술 전 대표, <중앙일보> 홍석현 전 회장, 권영빈 사장 등이 참석했다.

글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사진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