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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미디어

‘공산당 신문·방송’ 발언이 폭로한 이동관의 20세기 언론관

등록 2023-08-01 16:26수정 2023-08-17 17:09

청문회 준비 출근길에 “공산당 신문은 언론 아냐”
‘어느 매체냐’ 질문엔 “국민이 판단할 것” 말 흐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경기도 과천시의 한 오피스텔 건물로 출근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경기도 과천시의 한 오피스텔 건물로 출근하고 있다. 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1일 “공산당의 신문이나 방송을 언론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유 민주 헌정 질서 속에서 언론의 자유를 누리는 언론은 반드시 책임 있는 보도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인사와 자신의 언론 장악 논란 등에 대해 비판적 태도를 취하는 언론을 겨냥한 발언으로, 현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매체는 ‘공산당 기관지’로까지 몰아세우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이날 국회로 보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전 경기도 과천에 있는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잘 아시다시피 저는 20여년 이상 언론계에 종사한 언론인 출신”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언론 자유가 우리의 자유 민주 헌정질서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생각해왔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자신을 둘러싼 언론 장악 논란과 관련해서는 “아쉬움, 안타까움도 있습니다만, 반드시 말하고 싶은 건 언론은 장악될 수도 없고 장악해서도 안 되는 영역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비판 언론을 겨냥한 듯한 발언은 그 뒤에 나왔다. 그는 “다만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라야 한다. 그래서 무책임하게 가짜뉴스를 퍼 나른다든가 특정 진영의 정파적인 이해에 바탕한 논리나 주장을 전달하는 건 언론의 본 영역에서 이탈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어떤 정당이나 특히 과거 선전·선동을 굉장히 능수능란하게 하던 공산당의 신문·방송을 언론이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며 “그건 사실과 진실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주장을 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걸 기관지 내지 영어로는 오건(organ)이라고 한다”고 덧붙였다. (공산당) 기관지 같은 언론이 어디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그거는 국민들이 판단하실 것”이라며 구체적 답변을 피했다.

자신을 둘러싼 자녀 학폭(학교폭력) 은폐 의혹에 대해서는 “천천히, 성실하고 정확하게 팩트에 입각해서 소명하겠다”며 말을 아낀 반면, 자신의 배우자와 관련한 인사청탁 의혹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길게 설명했다. 그는 “이 일(인사청탁 의혹)의 실체적 진실은 아주 간단하다”며 “부정한 청탁을 위해 전달받은 돈인지 모르고 기념품이란 이유로 받은 걸 즉시 돌려준 것이다. 두 줄로 요약하면, (금품을) 돌려줬고 제가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신고해서 수사가 시작됐다”고 거듭 주장했다.

다만 ‘(지난 30일 후보자 입장 자료에) 민정수석실에 언제 어떻게, 누구에게 신고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소명할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략) 민정(수석실) 누구한테 이야기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앞서 와이티엔(YTN)은 지난 27일 관련 보도에서 이 후보자가 부인에 대한 인사청탁 시도를 곧바로 신고했다면, (청탁 두달 뒤) 청탁 당사자가 주최한 행사에 유인촌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 정부 핵심 인사가 찾아가 축사까지 한 점은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의 ‘공산당 신문’ 발언은 편협하고 천박한 언론관을 드러낸 것이라며 비판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이동관 후보자는 입으로는 언론 자유를 말하지만 첫 출근부터 언론 장악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며 “21세기에 언론을 두고 ‘공산당’ 타령이라니, 이동관 후보자가 말하는 언론 자유란 비판 언론을 매도하고 때려잡을 자유인가”라고 꼬집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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