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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다섯살이라도 무탈하게만 자라다오”

등록 2022-08-07 22:00수정 2022-08-08 02:37

[축하합니다] 딸 지율 생일에 주는 박수현씨의 글
지난 5월초 5살 생일 축하받는 최지율 어린이. 박수현씨 제공
지난 5월초 5살 생일 축하받는 최지율 어린이. 박수현씨 제공

사랑하는 땅콩, 벌써 네번째 생일 케이크를 먹었구나.

엄마랑 함께한 지 벌써 이만큼이나 된 거야. 우리 땅콩이가 태어나서 엄마 배 위에 올려졌을 때 아, 우주를 품은 것 같다는 느낌이 이거구나! 싶었단다. 넌 눈도 똘망똘망 손가락 발가락도 꼬물꼬물 거리며 아주아주 천천히 자라났어. 보는 사람마다 애가 아주 야무지고 단단하다고 칭찬일색이었지. 거기에 엄마 닮아서 예쁘다는 말까지 들을 때면 참 행복했어.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넌 엄마젖도 우유도 이유식도 잘 먹지 않아서 진짜 많이 속상했지. 엄마는 많이도 울었어. 8개월 때는 아기띠에 안겨서 엄마와 함께 많은 시련들을 겪었지. 그 어두운 터널도 무사히 지나온 지율이 넌 아주 특별하고 강하고 씩씩한 아이야!

이제 지율이 ‘미운 다섯살’이 되니, 매일 전쟁 같은 시간을 보내고 힘들기도 하지만 엄마는 너로 인해 인생을 배우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고 있단다. 엄마는 너를 지키고 사랑하는 나무 같은 사람으로 성장할 거야. 그 옆에서 지율이는 아가나무로 함께해 주겠지?

지율이는 지금처럼 꺄르르 웃고 잘 먹고 건강하게 무탈하게 멋지게 자라기만 하면 된단다. 우리 ‘둥꽁이’ 최지율, 무지무지 많이많이 무한 사랑해. 다시 한번 네번째 생일 정말 축하해.

서울/엄마 박수현

원고료를 드립니다 - <한겨레>는 1988년 5월15일 창간 때 돌반지를 팔아 아이 이름으로 주식을 모아준 주주와 독자들을 기억합니다. 어언 35년째를 맞아 그 아이들이 부모가 되고 있습니다. 저출생시대 새로운 생명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합니다. ‘축하합니다’는 새 세상을 열어갈 주인공들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또 함께 성장해온 주주들에게는 추억이 될 것입니다. 부모는 물론 가족, 친척, 지인, 이웃 누구나 축하의 글을 사진과 함께 전자우편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한겨레온(mkyoung60@hanmail.net) 또는 인물팀(peop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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