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2일 돌을 맞은 첫 외손주 장동윤 아기의 기념사진. 변인복씨 제공
지난 6월27일 탄생 1천일을 맞은 외손주 장동윤 아기를 위한 축하잔치. 변인복씨 제공
2019년 10월2일, 어느 고귀한 별에서 내려와 우리 품에 안긴 첫 손주 (장)동윤아 ! 지금 세상은 4 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발맞추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지만 , 태어나면서부터 코로나19로 불안하고 어수선한 시절을 보내게 된 우리 손주를 생각할 때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구나 . 그래도 우리 손주는 당당하게 앞날을 잘 헤쳐나가리라 믿는다.
훌륭한 위인들의 수많은 명언도 물론 좋지만, 지난 6월27일까지 1000 일을 함께한 외할머니가 평생 교단에 서며 지키고자 했던 삶의 지침들을 선물로 주고 싶구나. 앞으로 살아가면서 고달프고 지칠 때 작은 위로나마 되기를 바란다.
첫째 , 자연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 앞으로 펼쳐질 미래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시게 발전하겠지만 , 그래도 엄마 품속처럼 따스하게 안아주고 있는 이 자연을 훼손해서는 안 될 것이다 . 봄이면 길가에 피어 있는 민들레꽃 무리 , 온 산을 붉게 물들이는 진달래 , 가을이면 산과 들을 수놓는 들국화들을 소중히 여기면서 이 땅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 과학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지구를 지켜야 우리가 각종 질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으니까 .
둘째 ,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전통문화와 예로부터 전해오는 세시풍속을 낡고 고리타분한 풍속이라 여기지 말고 미풍양속으로 이어받으며 살았으면 한다 . 온고지신, 그중에서도 특히 효 정신은 세계에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정신적 지주이니 꼭 지키며 살아가면 좋겠다 .
또 하나 , 사계절 변화와 함께 주기적으로 반복되고 있는 세시풍속을 현대 문화나 세계 각국의 문화와 잘 조화를 이뤄 시대에 맞게 재창조했으면 한다 . 설과 추석뿐만 아니라 , 한 해의 안녕을 보름달에 간절히 기원하던 정월 대보름 , 화전을 부쳐 먹으며 봄기운을 되찾아 삶의 활력소를 찾던 삼월 삼짇날 화전놀이 , 고유 전래놀이와 풍속으로 이웃과의 단합과 체력단련을 도모하던 오월 단오 , 서양의 추수감사절과 같은 의미로 하늘에 감사하고 일 년 수확의 기쁨을 이웃과 나눔의 미학으로 풀었던 시월 상달 고사제 등의 세시풍속들을 전승하여 우리 동윤이 세대가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가기를 바란다 .
왼쪽부터 장동윤 아기의 아빠와 엄마, 외할하버지와 외할머니, 이모 등이다. 변인복씨 제공
셋째 , 부귀와 명예만을 추구하여 세속적 삶에 얽매이지 말고 밤하늘의 별을 보며 우주의 신비를 느끼고 탐구할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우주의 시대를 열게 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우주 천체로 도약하는 자세를 지녔으면 한다 .
넷째 , 나보다는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삶을 살았으면 한다 . 사랑은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하니 , 고통받는 이웃이 있다면 아낌없는 사랑을 베풀며 살아가야 너의 삶도 풍요로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
마지막으로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에 나오는 명대사를 소개하며 탄생 1000 일 축하의 글을 마친다 . “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우리들의 삶 속 어딘가에 사막의 우물과 같은 보물이 숨겨져 있단다 . 그것을 느낄 줄 아는 사람 만이 아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
서울/외할머니 변인복
원고료를 드립니다 -<한겨레>는 1988년 5월15일 창간 때 돌반지를 팔아 아이 이름으로 주식을 모아준 주주와 독자들을 기억합니다. 어언 35년째를 맞아 그 아이들이 부모가 되고 있습니다. 저출생시대 새로운 생명 하나하나가 너무나 소중합니다. ‘축하합니다’는 새 세상을 열어갈 주인공들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또 함께 성장해온 주주들에게는 추억이 될 것입니다. 부모는 물론 가족, 친척, 지인, 이웃 누구나 축하의 글을 사진과 함께 전자우편으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한겨레 주주통신원(mkyoung6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