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31일 오후 서울 마포 한겨레 청암홀에서 후원회원 대상 첫 오프라인 행사를 열려 <탐사보도와 후원미디어의 미래>를 주제로 류이근 방준호 기자가 토크콘서트를 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주주·독자·후원회원은 <한겨레>를 지탱하는 삼각 축이다.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작업은 한국 최초의 국민주 언론으로 탄생한 한겨레에 주어진 중요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17일로 출범 1년을 맞는 후원회원제, 외부 전문가·시민들로 구성된 열린편집위원회, 지난해 발행을 시작한 뉴스레터 등은 한겨레 안과 밖을 좀 더 단단하게 연결하려는 노력이었다.
후원회원제 ‘서포터즈 벗’은 광고 위주 수익 구조에서 독자 기반 모델로 나아가겠다는 원대한 목표로 시작됐다. 숫자로 나타나는 성과 면에선 갈 길이 멀지만 한겨레를 위해 지갑을 열 수 있는 열정적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은 마련된 셈이다. 대선 기획 ‘나의 선거, 나의 공약’은 후원회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없었다면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담기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시스템을 완벽하게 마련하지 않은 채 첫발을 떼는 바람에 데이터에 기반을 둔 독자 마케팅을 본격화하기까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최우성 한겨레 미디어전략실장은 “후원제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는데도 정기후원 취소율이 10%에 불과한 것은 긍정적 신호”라며 “코로나19도 잦아든 만큼 회원들이 목말라하는 한겨레 구성원들과의 직접 소통 기회를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월21일 주간 레터 <휘클리>(매주 목요일)를 시작으로 출발한 뉴스레터는 (월~금요일) <댕기자의 애피레터>(매주 화요일) <s레터>(매주 토요일) 등으로 영역을 넓혀왔다. 레터 구독자의 75%가량이 2030세대로, 정치·사회 이슈뿐 아니라 젠더·기후·과학·생태 등 다양한 분야의 기사들을 소개함으로써 새로운 독자층과 만남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불가피한 사정으로 두달간 쉼표를 찍었던 이 복간되자 레터 독자들이 보여준 열렬한 반응을 보면서, 꾸준함과 성실함이 얼마나 중요한 소통의 미덕인지 성찰할 수 있었다.
2013년 출범한 열린편집위원회는 9기(위원장 김민정·한국외대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를 거쳐 10기(위원장 이승윤·중앙대 사회복지학부 교수) 위원회가 지난달 닻을 올렸다. 김민정 전 열린편집위원장은 위원회의 제언이 한겨레에 수용된 사례로 △2차 가해를 막기 위해 포털 성범죄 기사 댓글 창을 닫은 것 △일반 시민의 관점에서 준비한 대선 기획 보도 △온라인 기사에서 관련 기사 링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 등을 들었다. 그러나 “기사에 개인의 의견을 강하게 표출하거나 감정적 비판이 도드라진 칼럼이 반복적으로 실린 점 등은 여전히 아쉽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만이 지닌 소중한 자산인 7만여 주주들과의 접점을 소홀히 한 것은 돌아볼 대목이다. 2020년 첫 배당을 하긴 했지만, 주주들끼리 의견과 소식을 나누던 사이버 공간 ‘한겨레:온’이 1년 넘도록 개선·정비되지 못했다. 한겨레는 창간 이래 수십년간 동고동락해온 종이신문 독자와 후원회원, 레터 독자, 주주 등을 묶는 새로운 독자관리시스템을 올해 안에 구축할 계획이다.
이주현 편집국 이슈부문장
edigna@hani.co.kr </s레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