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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주인은 국민”…이용마, 그가 떠난 지 2년 됐지만

등록 2021-08-21 08:59수정 2021-08-21 09:17

MBC 공정방송 위해 싸운 고 이용마 기자 2주기
그가 바라던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 지지부진
고 이용마 기자의 2주기를 맞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에 마련된 추모 공간.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제공
고 이용마 기자의 2주기를 맞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에 마련된 추모 공간.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제공

‘공영언론의 정치적 독립’과 ‘공정보도’를 위해 싸운 고 이용마 <문화방송>(MBC) 기자의 2주기를 맞아, 언론노동자들의 추모 성명이 잇따랐다. 공영방송 언론인들의 추모는, 이용마 기자가 그토록 염원했던 언론개혁의 과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 2년이 지나도록 지지부진한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과 미안함으로 가득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노조)는 고 이용마 기자 2주기를 하루 앞둔 20일 ‘그가 바라던 세상은 아직도 오지 않았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성명을 발표했다. 노조는 성명에서 “이용마 기자는 정치권력이 언론을 장악하면 진실이 은폐된다며 정권에 좌우될 수밖에 없는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언론개혁의 핵심이라고 했다. 공영방송의 주인은 국민이며, 공영방송의 사장도 국민이 뽑아야 한다고 했다”며,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도 관련법 개정은 지지부진하다”고 밝혔다. <문화방송>, <한국방송>(KBS), <교육방송>(EBS) 등 공영언론의 사장을 뽑는 이사회 구성은 여전히 정부·여당에 유리한 형태다. 공영언론 사장·이사진 선임 때 국민 참여를 강화하는 제도 개선을 담은 법안들이 발의됐지만, 여야 논의는 답보 상태다.

노조는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이용마 기자와 만나서 한 ‘약속’을 상기시켰다. 노조는 “대선 후보 시절, 이용마 기자의 수척해진 두 손을 맞잡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공영방송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을 확실하게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던 문 대통령이었다.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지배구조 개선을 제도적으로 보장해 정권이 언론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입법을 통해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던 문 대통령이었다”면서, “그러나 차기 대통령 선거가 7개월도 남지 않은 지금도 그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썼다.

고 이용마 기자의 2주기를 맞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에 마련된 추모 공간.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제공
고 이용마 기자의 2주기를 맞아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 사옥에 마련된 추모 공간.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제공

최근 구성이 완료된 <문화방송>의 관리·감독기구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12기 이사진 선임과 관련해서도, 노조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노조는 성명에서 “불과 한 달여 전 ‘공영방송 이사 선임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더불어민주당은 최소한의 신의마저 저버린 채 입맛에 맞는 인사들을 방문진 이사로 밀어 넣었다”며, “올해 공영방송 이사 선임은 그렇게 현 정권과 여당에 의해 또다시 정치적 입김으로 병들고 얼룩졌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그가 바라던 세상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며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을 위한 투쟁, 남아있는 우리가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또한, “공영방송의 정치적 독립과 공정방송을 위한 투쟁은 이길 수 있어 싸우는 것이 아니라 싸워야 하기 때문에 싸우는 것이라던 그가 가장 경계했던 것은 언론을 도구화하려는 권력과 그 앞에 무기력한 언론이었다”며 “야윈 얼굴에도 놀랍도록 단단했던 목소리와 빛나던 눈빛, 냉철하게 불의를 꾸짖던 이용마는 사라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20일 고 이용마 기자의 2주기를 맞아 전국언론노동조합 집행부,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집행부 등이 경기 성남 분당메모리얼파크를 찾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제공
20일 고 이용마 기자의 2주기를 맞아 전국언론노동조합 집행부,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집행부 등이 경기 성남 분당메모리얼파크를 찾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 제공

같은 날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도 ‘“언론이 질문을 못 하면 민주주의가 망하는 것”―이용마 동지를 기억하며’라는 제목의 추모 성명을 발표했다. 언론노조는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언론계에서 우리의 제자리걸음은 뒤처짐이 되어가고 있다”면서, “인사를 건네기도 면목이 없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또한 “언론이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세상, 민주주의가 꽃을 피우고 시민이 언론을 통해 한 걸음 더 나아진 세상에서 언론노동자의 값진 노동이 더욱더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시 인사를 한다면, 그때에는 동지의 염원을 이루었다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살겠다”고 덧붙였다.

이용마 기자는 2012년 ‘낙하산 사장’ 퇴진과 공정방송 실천을 촉구하는 170일 파업을 이끌다가 부당 해고됐으며, 해직 5년9개월 만인 2017년 12월11일 복직됐다. 해직 뒤에도 언론자유운동에 앞장섰으며, 공영언론 사장·이사진을 뽑을 때 국민참여를 강화하자는 주장 등을 담은 책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를 냈다. 2016년 암 판정을 받고 투병하다 2019년 8월21일 별세했다. 문화방송기자회, 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등을 중심으로 이용마 기자의 가족을 위한 ‘현재·경재 후원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후원 문의 (02)789-3883(언론노조 문화방송본부 서울지부).

김효실 기자 tran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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