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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점점 예뻐지는 액세서리…자립의 꿈 ‘쑥쑥’

등록 2007-08-03 19:18

서울 구로구 성프란치스꼬 장애인 복지관에서 임아무개(42)씨가 말린 꽃을 하나하나 액세서리 위에 붙이는 모습을 건국대 동아리 사이프 회원 장나영씨 등이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 사이프 제공
서울 구로구 성프란치스꼬 장애인 복지관에서 임아무개(42)씨가 말린 꽃을 하나하나 액세서리 위에 붙이는 모습을 건국대 동아리 사이프 회원 장나영씨 등이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 사이프 제공
건국대 동아리 ‘사이프’ 장애인·저소득층 돕기
처음엔 “못하겠다” 했지만 지금은 직접 디자인까지 앞으로 ‘상품화’에도 도전

매주 목요일, 지체장애 1급 임아무개(42)씨는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서울 구로구의 성프란치스꼬복지관으로 향한다. 정신지체 3급 정아무개(38)씨도 강서구의 집에서 한 시간 반 동안 버스를 타고 온다. 임씨 등 여성 장애인 7명은 이곳에서 지난 5월부터 건국대 동아리 사이프(SIFE) 학생들로부터 말린 꽃과 식물을 이용해 액세서리를 만드는 ‘압화공예’를 배우며, 자립을 꿈꾸고 있다.

압화공예를 가르치고 있는 장나영(23·여·영문4)씨는 “배워서 남 주자는 게 우리의 뜻”이라며 “몸이 불편해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이분들이 직접 액세서리를 만들어 팔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손으로 하는 섬세한 작업이어서, 처음엔 “못하겠다” 소리가 나왔다. 옆에서 도와주며 같이 만들기를 한 달. 더디긴 해도 혼자 완성하는 사람이 늘어갔다. 소아마비로 지체장애 2급이 된 이아무개(35)씨는 “처음엔 못할 것 같았는데, 지금은 오히려 손운동도 되는 것 같다”며 “열심히 배워 부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6월에는 그동안 만든 휴대폰줄과 귀고리, 브로치 등을 복지관 바자회에 ‘시험 삼아’ 내놨다. 귀고리 두 쌍에 5천원, 휴대폰줄 3천원. 하나하나에 들인 시간과 고생에 견준다면 제값은 못 받은 셈이지만 “예쁘다”는 반응에 자신감은 높아졌다.

두 달쯤 되자, 말린 꽃을 붙이는 단순 작업에서 구슬을 이용한 ‘비즈공예’도 접목하고, 직접 디자인을 하는 데까지 발전했다. 만든 제품을 ‘상품화’할 수 있는 방안도 찾고 있다. 지금까지는 재료를 동아리 학생들이 사 왔지만 앞으로는 동대문시장에 나가 직접 살 생각이다. “시장 조사 차원”이다.

현재 29명이 회원인 사이프는 서울 송파구 거여동 청소년복지관에서 용돈 기입장 쓰기 등 저소득층 청소년의 자립을 돕는 경제 교육도 한다.


“장난감을 갖고 싶은데 돈이 없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질문에 “훔치거나 친구 것을 빼앗겠다”고 답했던 최아무개(8)군은 용돈 기입장을 직접 쓰면서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는지 따져본다. 주아무개(10)군은 “갖고 싶은 물건이 두 개가 생기면, 어떤 걸 갖는 게 나을지 ‘기회비용’을 따져본다”고 말했다.

이 복지관의 변인성(37)씨는 “아이들이 용돈 기입장을 쓰기 시작하면서 돈이 한정돼 있다는 것을 배우고, 그 돈 안에서 무엇을 살지 생각하기 시작한 것 같다”며 웃었다.

이정애 기자, 오혜정 인턴기자(이화여대 법학4)

hongby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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