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시저형 고소작업대’서 끼임 등으로 9년간 69명 숨졌다

등록 2021-05-13 11:59수정 2021-05-14 02:47

노동부, 과상승 방지장치 지원 및 지도
시저형 고소작업대 사용 모습. 안전보건공단 누리집.
시저형 고소작업대 사용 모습. 안전보건공단 누리집.

지난해 2월 경기 평택시의 한 공장 공사 현장. 설비공 ㄱ(45)씨는 시저형 고소작업대를 이용해 냉동기 설치 작업에 투입됐다. 그는 고소작업대 상부에서 누운 자세로 돌출된 전산 볼트에 너트를 조였다. 하지만 작업을 하다가 ㄱ씨의 등이 고소작업대 상승 작동 레버를 누르고 말았다. 고소작업대가 갑자기 상승했고, ㄱ씨는 천장과 고소작업대 사이에 끼였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ㄱ씨의 사망을 조사한 재해조사의견서를 보면, 사고 원인을 두고 “작업대의 과상승 방지봉이 전부 해체돼 미설치된 상태로 고소작업대를 작동해 과상승을 멈출 수 없는 구조”라고 기록되어 있다.

고용노동부는 13일 2012년 이후 현재까지 9년 동안 최소 69명이 시저형 고소작업대로 인해 사망했다고 밝혔다. 시저형 고소작업대는 작업대에 작업자를 탑승시킨 상태에서 동력을 이용해 가위형 구조물을 상승시켜 작동되는 장치다. 천장배관 보수나 전등 교체 등 실내에서 높은 곳에 있는 장치와 관련한 작업을 할 때 주로 쓰인다.

시저형 고소작업대는 방호장치 설치, 작업계획 수립 등이 필요한 유해·위험기계 등에 해당한다. 이 작업대로 인해서 노동자 끼임·추락사망이 빈번했기 때문이다. 노동부 집계를 보면, 2012년부터 9년 동안 시저형 고소작업대 사망사고 66건 가운데 35건이 끼임사였다. 이 밖에 추락사가 24건, 넘어짐 관련 사망이 7건 발생했다. 이 때문에 고소작업대 작업 때 추락·끼임 등 위험예방 대책을 포함하는 작업계획을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하도록 돼 있다.

위험예방대책의 핵심은 과상승 방지 장치 설치인데, 문제는 이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노동부는 최근 연이어 발생한 시저형 고소작업대 사망사고는 모두 과상승 방지장치가 해체돼 설치되지 않은 상태로 작업하다 발생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9일 서울의 한 재건축 현장에서 발생한 고소작업대 끼임 사망사고, 지난달 23일 충남 예산 전기공사에서 배관과 고소작업대, 난간 사이 끼임사고가 모두 작업 편의를 위해 과상승 방지장치를 해체된 뒤 일어난 사례로 조사됐다.

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건설업체, 임대업체 등에 사고사례 및 고소작업대 설치·사용 방법을 안내‧배포하기로 했다. 또한 △작업대 모든 지점에서 압력 감지 △작업대 조정은 안전한 속도에서 이뤄지도록 안전인증 기준을 개정하기로 했다. 또 고소작업대 보유자(임대업체 등)가 방호장치를 설치할 경우 그 비용 전액을 지원해 단기간에 개선을 유도할 계획이다. 아울러 100대 건설사에는 이번 달에 소속 현장의 고소작업대 사용 계획을 확인하고, 방호 성능이 충분한 고소작업대를 임차하는지 지도할 것을 당부했다.

김규석 노동부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높고 좁은 위험 장소에서 사용하는 고소작업대는 작업 전 과상승 방지장치 등 방호장치 작동 여부를 확인하고, 작업 중에는 안전대 착용 등 기본적인 안전 조처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