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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12일 연속 근무 뒤 숨진 서울의료원 청소노동자 산재 인정

등록 2021-02-23 13:41수정 2021-02-24 02:02

19일 근로복지공단 산재 인정
과로·의료폐기물 감염 가능성 인정돼
2019년 6월 서울의료원 건물 안과 복도에 소각장으로 보내지 않은 의료폐기물이 쌓여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새서울의료원분회 제공
2019년 6월 서울의료원 건물 안과 복도에 소각장으로 보내지 않은 의료폐기물이 쌓여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새서울의료원분회 제공

12일 동안 연속으로 일하다 폐렴으로 숨진 서울의료원 청소노동자의 사망이 1년 8개월 만에 산업재해로 인정됐다.

근로복지공단(공단)은 2019년 6월5일 숨진 서울시 산하 서울의료원 미화원 심아무개(당시 60살)씨의 사망에 대해 지난 19일 업무상 질병(산재)으로 인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심씨는 2019년 6월4일 출근했다가 조퇴했고, 자택에서 심한 구토를 하고 코피를 흘리며 쓰러졌다가 서울의료원 응급실에 입원했지만, 이튿날 오전 숨졌다. 사망 원인은 폐렴이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노조)는 심씨가 숨지기 전 12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는 과로 상태였고, 병원 폐기물에 감염돼 사망했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서울시는 심씨가 12일 연속으로 근무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며 의료 폐기물 감염 가능성도 없고, 심씨의 기저질환이 사망 원인이라 주장한 바 있다.

노조에 따르면, 업무상질병 판정 과정에서 직업환경연구원과 공단은 심씨의 사망이 의료 폐기물 감염과 관련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심씨가 폐렴간균에 감염돼 호중구(백혈구)의 급격한 감소 및 폐렴 발생 뒤 패혈증으로 사망했고, 이 감염은 병원 폐기물의 운반·하역·분리 등으로부터 왔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또 일반적으로 폐기물 처리 작업자들이 폐렴간균을 포함한 다양한 세균에 높은 농도로 노출되는 데다, 심씨는 수시로 병원 폐기물을 다루는 업무를 하며 목장갑 위에 비닐장갑만을 낀 채 일일이 폐기물을 분리했던 점도 산재 인정의 근거가 됐다. 또한 고압 멸균기를 임의 설치해 사용하는 등 감염 노출이 높은 노동 환경이었던 점도 산재 인정의 이유가 됐다. 공단과 직업환경연구원은 심씨가 연속 근무로 육체적인 피로가 과중했던 점도 업무 수행 중 급성감염의 원인으로 봤다.

노조는 “감염 노출이 높아진 환경으로 인한 사망 사건이라는 점이 국가기관으로부터 인정된 것”이라며 “서울의료원은 잘못을 인정하고, 유족과 동료직원에 사과를 통해 노동존중 현장을 만들어갈 것을 약속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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