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택배지부 관계자들이 고용노동부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는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총파업 기자회견 및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한진택배와 롯데택배가 과로사 방지 대책을 내놓자, 택배 노동자 과로사 방지 대책위원회는 발표 내용이 모호하다고 지적하며 민관공동위원회를 구성해서 해법을 마련하자고 촉구했다.
이날 대책위는 입장문을 내어, “두 택배사가 같은 날 대책안을 발표했으나 (앞서) 씨제이(CJ)대한통운의 발표 이후 분류인력 투입비용을 두고 이행과정에서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양사의 발표에 크게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대책위는 “한진택배는 1천명의 분류인력을 투입하고 비용은 회사가 부담한다고 명시했지만 롯데는 비용 부담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다”며 “자신들이 빠져나갈 구멍을 열어놓고 일단 소나기만 피하자는 의도가 읽히는 최악의 발표문으로 규정한다”고 주장했다. 씨제이대한통운의 경우에도 분류인력 투입을 발표해놓고 이후 비용을 택배사는 50%만 부담할 것이니 나머지 절반은 대리점과 기사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선 지사를 통해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책위는 “발표 내용을 누가, 어떻게, 언제까지 할 것인지를 세밀하게 입안하고 과정마다 검증하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위해 택배사와 대책위,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단체가 참가하는 민관공동위원회 구성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진경호 대책위 집행위원장은 “한진택배 대책 가운데 분류작업 인력 투입에 드는 비용을 회사에서 부담하겠다고 명시한 것은 이전보다 나아간 대책이라 평가한다”고 말했다. ‘심야배송 중단’에 대해서는 “당일배송을 강제하지 않는 건 긍정적이지만, 기준점이 밤 10시인 것은 여전히 가혹하다”고 짚었다. 그는 “분류작업 인력 지원을 약속했던 씨제이대한통운이 비용의 절반을 대리점·기사들에게 분담하자고 제안하는 등 시작부터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겉으로만 그럴듯해 보이는 약속에 그쳐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다른 택배사들과 다르게 대리점과 기사들에게 상하차를 부담시켜 비판을 받고 있는데, “‘상하차 지원금을 지원한다’는 앞뒤 안맞는 대책을 내놨다”고도 비판했다.
최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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