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굵은 빗방울이 떨어진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네거리 일대에서 한 버스의 뿌연 창문 너머로 마스크를 쓴 승객들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코로나19 확산으로 보건용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선 마스크 재사용 가능성을 묻거나, 전자레인지·의류관리기·알코올소독제 등을 이용한 재사용 방법을 소개하는 글들이 관심을 끌고 있다.
KF80, KF94 등으로 표기된 보건용 마스크는 특수 필터가 정전기를 일으켜 미세입자를 흡착하는 원리로 비말(침방울) 등을 걸러낸다. 이 때문에 일부 누리꾼은 ‘필터가 망가지지 않은 마스크는 두세 차례 더 사용해도 된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설명처럼 소독한 마스크를 재사용해도 바이러스 차단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체로 “장담할 수 없다”이다. 보건용 마스크는 원칙적으로 일회용인 만큼 한 차례 썼으면 교체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형식 국립중앙의료원 감염병센터장은 “마스크를 재사용할 경우엔 효과를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며 “에스엔에스 등에서 거론되는 마스크 재사용법은 실험을 통해 (소독) 효과가 검증된 바 없다”고 말했다.
‘1일 1마스크’가 아니라, ‘젖은 마스크는 즉시 교체’라는 의견도 있다. 채윤태 한일병원 과장(감염내과)은 “잠깐씩 마스크를 사용해 습기가 안 찼을 때는 괜찮지만, 원칙대로 하면 보건용 마스크는 습기가 차면 (필터가 정전기를 일으킬 수 없어 효과가 떨어지므로) 하루에도 여러 개를 바꿔 써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용 마스크는 아니지만, 세계보건기구(WHO)는 같은 일회용인 의료용 마스크를 재사용하지 말고, 습기가 차면 바로 새것으로 바꿀 것을 권고하는 영상을 유튜브 채널에 올리기도 했다. 면 마스크는 비말이 많이 묻으면 안쪽으로 바이러스가 스며들 가능성이 있어, 코로나19 예방용으로는 적절하지 않다는 게 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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