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지난 2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을 통해 들어온 국내외 여행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주차장으로 가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학적으로 특별한 질병이 없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야외나 일상생활 공간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다고 조언한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지난 7일 질병관리본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등의 기준에 근거해, 바람직한 마스크 착용 기준에 대해 권고했다. 의협 권고안을 보면, △확진자·의심환자가 다녀간 시설을 방문할 경우 △특정 지역·시설에서 확진자 발생이 잇따라 정부가 ‘감염우려 지역’으로 공표한 지역의 거주자 및 방문자 △대중교통 운전기사·판매원·역무원·우체국 집배원·택배기사·대형건물 관리원 등 다수 고객을 응대해야하는 직업의 종사자 △병·의원 등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하는 사람 △폐질환·천식·독감·면역계 질환 등 기저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 △노약자·아동 등 건강취약 집단에 속하는 사람 등이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하는 경우다. 최재욱 고려대의대 교수(예방의학·의협 과학검증위원장)는 “권고 대상 가운데 판매원·택배기사 등 다수의 사람과 접촉해 응대하는 직업 종사자들의 마스크 착용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건강한 성인이라면 일상생활에서 반드시 마스크를 쓸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려면, 실외보다는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게 더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야외보다는 사무실이나 엘리베이터, 지하철 등 갇힌 공간에서의 착용이 더 쓰임새가 크다는 얘기다.
마스크 선택은 어떤 것으로 하는 게 좋을까?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교수(감염내과)는 “너무 높은 수준의 차단율을 보이는 마스크를 사용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보통 KF94, KF99 같은 마스크는 의료진이 환자를 진료하는 등 아주 특별한 상황에서 착용하는 것이다. 이런 마스크는 1시간 정도 쓰고 나면 마스크가 비틀어지고 들떠서 외려 예방효과가 없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일반 부직포 형태의 기본 보건용 마스크를 써도 된다고 엄 교수는 조언한다.
마스크를 쓰고 벗을 때 주의할 점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묻어있을 수 있는 마스크의 겉면이 아닌, 귀걸이용 끈을 잡아서 쓰고 벗는 것이 좋다. 또 답답하다고 코의 부위를 내놓고 있으면 마스크 착용의 효과가 반감된다. 이 때문에 반드시 코와 입을 동시에 가리고 코 부위 철사 부분을 밀착시켜 착용해야 한다. 아울러 젖은 마스크는 필터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새 것으로 교체해야 한다.
선담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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