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절인 지난 5월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라이더유니온 출범식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배달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법상 권리를 대변할 합법적인 노동조합이 서울에서 처음 탄생했다.
라이더유니온은 18일 “서울지역 라이더유니온 조합원들이 지난달 15일 서울시에 제출한 노조 설립신고서에 대해 서울시가 이날 노조설립 신고필증을 교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에서 활동하는 배달 플랫폼 노동자들로 구성된 ‘서울 라이더유니온’은 공식적인 법적 노조로서 지위를 얻고, 교섭권 등 노동 3권을 인정받게 됐다.
라이더유니온의 합법노조 인정은 최근 특수고용노동자(특고노동자)들의 노동권 보호를 인정하는 일련의 흐름 가운데 나온 것이라 그 의미가 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8일 배달대행업체 ‘요기요’의 배달대행 노동자 5명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는 결정을 내놓았다. 지난 15일에는 법원이 씨제이(CJ)대한통운 대리점주들이 택배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했다. 그동안 ‘노동권 사각지대’에 있던 택배 기사를 노동조합법상 노동자로 인정하는 첫 판단이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4월 각각 대리운전과 퀵서비스 기사 등 특고노동자들의 노조 설립 신고를 수용해 신고필증을 교부한 바 있다. 하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정부(고용노동부)가 특고노동자들의 노조 설립을 인정한 사례는 택배노조와 정수기 설치·수리기사들로 구성된 웅진코웨이 씨에스(CS)닥터 노조 등 2건에 불과하다.
라이더유니온은 “서울시의 결정을 환영하며, 지금의 낡은 노동법으로는 새롭게 늘어나는 플랫폼 노동자의 권리를 지킬 수 없는 만큼 노동법부터 전면 ‘혁신’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라이더유니온 서울 조합원들은 앞으로 배달 플랫폼 본사와 지사를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하는 등 배달 플랫폼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노동환경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