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들어 복직합의 이어가
남은 장기 투쟁 사업장은
콜트악기지회·신영프레시젼
“대등한 노사교섭 보장 나서야”
남은 장기 투쟁 사업장은
콜트악기지회·신영프레시젼
“대등한 노사교섭 보장 나서야”
콜텍 정리해고 노동자들이 회사 쪽과 명예복직에 합의하면서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을 관통하며 고통의 시간을 보낸 장기 투쟁 사업장 문제의 마지막 매듭 하나가 풀렸다. 1998년 외환위기라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파견노동 도입과 함께 받아들여야만 했던 정리해고제의 피해 사업장이 쌍용차 노사합의에 이어 또 하나 해결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장기 투쟁 사업장 가운데 복직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건 고속열차(KTX) 승무원들이었다. 지난해 7월 해고 12년 만에 180여명이 회사 쪽과 정규직으로 복직하는 데 합의했다. 9월엔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노동자들이 9년2개월 만에 전원 복직에 합의해 출근을 시작했고, 지난 1월엔 스타케미칼 노동자 5명이 ‘최소 3년간 고용보장’ 등을 약속받고 기록적인 고공농성을 멈췄다.
22일 콜텍까지 ‘해결 사업장’에 합류하면서 이제 남은 정리해고 장기 투쟁 사업장은 콜텍과 함께 싸워온 금속노조 콜트악기지회 정도다. 콜트 해고자들은 국외로 철수한 공장을 국내에서 재가동할 것과 원직 복직, 회사 쪽의 노조 인정 등을 요구한다. 방종운 콜트 지회장은 대법원 앞에서 이날로 2092일째 농성을 이어갔다. 방 지회장은 “양승태 대법원에서 콜텍과 함께 우리 사건을 재판 거래 대상으로 삼은 사실이 드러났으니 재심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콜트악기 외에도 아직 남은 정리해고 사업장은 더 있다. 2017년 노조가 만들어진 뒤 이듬해 7월 회사 쪽이 조합원 50여명이 포함된 노동자 70여명을 정리해고한 신영프레시젼 노동자들도 정리해고 철회, 단체협약 체결, 고용보장 등을 촉구하며 투쟁하고 있다. 박점규 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 집행위원은 “정리해고는 노사가 합의하지 않으면 풀 수 없는 문제”라며 “이번 콜텍 교섭 타결은 회사가 함부로 직원을 해고하면 회사도 그만큼 고통받고 비용을 치러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장기 투쟁 사업장 문제가 잇따라 해결되고 있지만 노동 관련 입법 등 제도적 측면은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형석 민주노총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쌓인 장기 투쟁 사업장 문제 해결에 나선 의미는 작지 않다”면서도 “노동자가 사용자와 대등한 위치에서 교섭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산별교섭 활성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가입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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