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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타워 크레인 검사, ‘깐깐한’ 업체일수록 외면당했다

등록 2017-12-12 22:18수정 2017-12-12 22:56

‘안전 불합격 판정’ 많이 내린 곳
규모와 무관하게 검사실적 저조
불합격 판정률 1.7% 업체가 실적 2위
경기 용인시 고매동의 동원물류센터 신축공사장에서 발생한 타워크레인 사고에 대해 정부 합동조사단이 지난 10일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용인/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경기 용인시 고매동의 동원물류센터 신축공사장에서 발생한 타워크레인 사고에 대해 정부 합동조사단이 지난 10일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용인/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타워크레인 안전 검사 업무의 민간 위탁이 대형 사고의 위험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안전장치 작동 등에 관한 정기검사를 원칙대로 하는 민간업체일수록 ‘타워크레인 검사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겨레>가 올해 타워크레인 전문검사업체의 정기검사 결과와 검사 실적을 비교해보니, 타워크레인 업체에 ‘안전 불합격’ 판정을 많이 내린 곳일수록 업체의 규모와 관계없이 검사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사 실적과 불합격률은 반비례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뜻이다.

현재 국내에는 행정안전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한국승강기안전공단과 5개의 민간위탁업체 등 모두 6곳의 타워크레인 전문검사기관·업체가 있다.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올해 9월 기준 국내에 등록된 타워크레인은 모두 6074대다. 이 가운데 5074대가 올해 정기검사를 받았다.

검사기관·업체 6곳의 타워크레인 정기검사 불합격률은 낮게는 1%대에서 높게는 20%까지 큰 편차를 보였고, 검사 실적 차이 또한 컸다. 실제로 불합격 판정률이 가장 낮은 ㄱ업체(1.7%)는 전체 5074건의 검사 중 1558건(30.7%)을 수행해 두번째로 많은 검사 실적을 올렸다. 1935건(38.1%)으로 가장 많은 검사를 수행한 ㄴ업체의 불합격 판정률은 2.9%로 두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불합격 판정률이 가장 높은 ㄷ업체(17.9%)의 정기검사 건수는 190건으로 전체의 3.7%에 그쳤다. ㄷ업체는 소속 검사원 120명 규모의 대형 검사업체인데, 올해 7월부터 검사 업무에 뛰어든 업체를 빼면 최하위 실적을 기록했다. ㄷ업체 관계자는 “검사 수수료가 워낙 저가여서, 쉽게 합격 판정을 해주면 고객이 더 많이 올 것이란 유혹도 받지만 엄격하게 기준에 맞춰 검사한다”며 “건설장비 안전에 관한 검사는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데다, 기술자의 자존심 때문에라도 섣불리 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현행 타워크레인 검사수수료는 10톤 미만 8만5000원, 10~50톤은 9만1000원이다.

ㄱ업체의 정기검사 관계자는 “타워크레인 소유주가 공기 단축과 인건비 등을 의식해 검사를 빨리 해주는 업체를 선호한다”며 “서로 바쁘다 보니, 헐거운 나사못 같은 사소한(?) 결함은 나중에 보완증명을 받는 ‘시정 권고 합격’을 주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건설산업과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검사기관 평가제도를 도입해 운영 실태를 점검·평가하고, 자격 미달 시 퇴출 등 타워크레인 검사의 신뢰도를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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