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에 대한 부당한 대우를 고발하고 바로잡는 사회적 캠페인 ‘직장갑질 119’의 활동가들이 1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4층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15일 한림대 성심병원의 갑질 문제를 처음 제기한 시민사회연대기구 ‘직장갑질 119’가 한림대 성심병원 등 6개 성심계열 병원에 관한 ‘갑질 보고서’(성심계열 병원의 노동존중 실현을 위한 면담자료)를 냈다. 한림대 성심병원은 간호사한테 선정적인 옷을 입고 춤을 추게 하거나, 시간외근무수당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논란을 빚고 있다.
보고서를 보면 강동성심병원은 간호사한테 “임금·수당 등 관련 이슈가 원만히 청산되었기에 저희 병원 이사장님, 병원장님을 위시한 경영진이 관련 처벌을 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의 탄원서를 받았다. 근로기준법상 임금체불은 ‘반의사 불벌죄’에 해당해 노동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형사처벌을 할 수 없다. 이에 해당 병원 경영진은 형사처벌을 피하려고 탄원서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성희롱 갑질’에 관한 고발도 나왔다. 병원 회식 때 “남성 의사가 여성 간호사에게 무릎에 앉게 시키거나, 허벅지와 등을 쓰다듬고 노래방에서 춤을 추라고 시켰다”는 내용이다.
또 병원 회의·행사를 명분으로 수행되는 시간외근로에 대해서도 수당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병원 이사장 주재로 진행되는 화상회의나 아침조회·체육대회·각종 교육들이 대표적이다. 보고서에는 근무조가 주간에서 야간으로 변경되는 경우 시간외수당·연차수당을 줄이기 위해 호봉을 깎거나, 환자가 없어 비번으로 쉬는 경우에도 연차를 사용하게 하는 등의 행위도 증거자료와 함께 수록됐다.
직장갑질 119는 이날 고용노동부와의 면담에서 이 보고서를 건넸다. 고용부 관계자는 “내용을 살펴본 뒤, 현재 진행중인 해당 병원 근로감독에 참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