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종두 전 창조컨설팅 대표
노무사 자격 취소 심종두 대표, 새 노무법인 열고 활동
2012년 유성기업·발레오만도·보쉬전장 등 금속노조 계열 사업장의 노무관리에 개입해 노조파괴에 앞장선 혐의로 노무사 등록이 취소된 심종두(55) 전 노무법인 창조컨설팅 대표가 최근 새 노무법인을 열고 활동에 들어간 것으로 밝혀졌다.
8일 노동계와 재계의 말을 종합하면, 심 전 대표는 지난달 새 노무법인 ‘글로벌원’을 설립한 뒤 대표를 맡아 기업 노무담당 부서를 대상으로 영업활동을 벌이고 있다. 심 대표는 기업 노무 담당자들한테 보낸 인사글에서 “지난 2012년의 뜻하지 않은 시련을 많은 분들의 관심과 격려로 극복하고, 2016년 7월1일 노무법인 글로벌원을 설립해 새로운 출발을 했다”며 “고객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 그리고 기업가치 제고에 확실하게 기여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뜨거운 열정과 신의 그리고 최고의 서비스로 보답코자 한다”며 지지와 성원을 당부했다.
<한겨레>가 이날 법인 등기부를 떼어보니 심 대표는 지난달 22일 출자금 5000만원짜리 새 법인의 설립인허가를 받은 뒤 닷새 뒤 법인등기를 마친 것으로 드러났다.
심 대표는 2012년 유성기업, 발레오만도 등 민주노총 금속노조 계열 사업장의 회사 쪽 자문을 하는 과정에서 어용노조를 설립하고 공격적 직장폐쇄로 노조와의 갈등을 유발하는 등 ‘노조파괴’로 악명을 떨쳤다. 당시 상신브레이크, 만도, 보쉬전장, 콘티넨탈 오토모티브, 한진중공업 등 금속노조 사업장 7곳에서만 회사 쪽이 노조에 584억여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는 등 극심한 노조탄압이 자행됐다. 이들 사업장 가운데 일부는 여전히 노사대립이 이어지고 있고, 특히 유성기업의 경우 지난 4월 조합원 한광호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 유족들은 회사 쪽 사과를 요구하며 여지껏 장례를 치르지 않고 있다.
창조컨설팅의 노조파괴 행위는 당시 국회 환노위 국정감사 때 큰 문제가 됐고, 고용노동부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공인노무사법 위반 혐의로 심 대표의 노무사 등록을 취소했다. 노무사법에 따라 3년 동안의 등록 취소 기간이 끝난 심 대표가 이달부터 활동 재개에 나선 것이다.
성세경 금속노조 대전충북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노동자의 권리를 짓밟고 노조 파괴행위를 일삼은 심종두같은 인물이 다시 노무사로 활동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금속노조 차원의 대응방안을 함께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노무법인 창조컨설팅의 ‘노조 파괴’로 피해를 본 유성기업, 재능교육,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등의 노동자들이 지난 2012년 9월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 문래동의 창조컨설팅 사무실을 항의방문하다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이들은 노조 파괴 컨설팅 의혹을 빚고 있는 창조컨설팅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심종두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건물로 들어가려다 경찰에 제지당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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