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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현대차 사내하청노동자 108명 “노조 가입 받아달라”

등록 2016-02-28 19:38수정 2016-02-28 20:45

울산에서 올라온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회의실에서 비정규직지회 가입을 받아달라는 기자회견을 열며 조합가입신청서를 들고 묵념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울산에서 올라온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 회의실에서 비정규직지회 가입을 받아달라는 기자회견을 열며 조합가입신청서를 들고 묵념을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울산서 상경…금속노조에 촉구
비정규직지회서 특별교섭 이유로
가입승인 차일피일 미루자 상경
“비조합원도 정규직 문 열어줘야”
28일 오후 서울 정동 전국금속노조 회의실에서는 보기 드문 기자회견이 열렸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노동자 108명은 아침부터 전세버스 3대에 나눠 타고 울산에서 올라와 자신을 조합원으로 받아줄 것을 금속노조에 요구했다. 이들은 “금속노조 규약대로 노조가입 승인하라”, “끝까지 투쟁해서 비정규직 철폐하자”같은 구호도 외쳤다. 노동자가 노조 가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여는 일은 매우 이례적이다.

애초 이들을 포함한 사내하청 노동자 274명은 지난 5일 사내하청 노동자들로 이뤄진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에 조합 가입원서를 냈다. 하지만 정규직 노조인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와 함께 현대차 쪽과 특별교섭을 진행 중인 비정규직지회는 가입 승인을 보류했다. 앞서 지회 쟁의대책위원회는 지난달 4일 “지금 당장은 (조합 가입을) 받기 힘들다. 투쟁과 교섭이 일단락됐을 때 가입 조건·방법·시점을 결정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신규가입 신청자들은 지회가 이를 이유로 조합가입 승인을 계속 보류하자 이날 직접 가입원서를 김상구 금속노조 위원장한테 내겠다고 찾은 것이다.

이승희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조합가입을 안 받겠다는 게 아니라 특별교섭이 끝나면 받겠다는 것”이라며 “조합원들의 반발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지회장이 말하는 조합원들의 ‘반발’이란, 그동안 자신들이 노조를 세워 13년 동안 수백명이 구속당하고 철탑 고공농성, 공장 점거 등 정규직 전환 투쟁을 벌이는 동안 회사 일만 열심히 한 노동자들이 이제 와서 ‘숟가락’을 얹으려 한다는 심리를 가리키는 것이다. 현재 조합원이 700명가량인 지회는 2017년까지 현대차가 2000명을 신규채용하되 조합원한테 우선권을 주는 내용의 잠정합의안이 지난달 22일 총회에서 부결되자 회사 쪽과 다시 교섭 중이다.

하지만 노동계에선 지회 쪽의 사정을 고려하더라도 비정규직 노조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가입을 즉각 승인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기자회견장에 동행한 지회 조합원 황인화(39)씨는 “물론 신규 가입자들이 얄미운 측면은 있지만, 같은 불법파견 대상자인 이들 비조합원도 지체 없이 조합원으로 받아 정규직이 될 문을 열어놓는 게 지회가 할 일”이라고 말했다. ‘노조가입 캠페인’을 벌일 예정인 민주노총 쪽도 당황스러워하는 기색이다.

이날 금속노조에는 출근한 이가 아무도 없었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김상구 위원장의 방이 있는 6층의 닫힌 철문에 노조가입 원서를 테이프로 붙여놓고 다시 전세버스에 올랐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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