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난 1월부터 상시 노동자 300명 이상 일하는 사업장의 정년이 60살 이상으로 의무화됐습니다. 300명 이하 사업장은 내년부터 적용됩니다. 고용노동부가 28일 내놓은 ‘알기 쉬운 정년 60살’ 자료를 중심으로 정년 60살 시대의 기초 상식을 모아봤습니다.

정년 60살은 법적 의무인가요?

네.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살 이상으로 정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은 또 “근로자의 정년을 60살 미만으로 정한 경우 60살로 본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사업주가 취업규칙에 정년을 58살로 해놓거나 회사와 노조가 단체협약에 60살 미만을 정년으로 정하더라도 그 자체가 위법이므로 무효입니다. 앞서 다른 법으로 정년을 정한 군인·공무원·교사 등 일부 직업에 이어 일반인도 정년이 법제화된 것입니다. 지금까지 일반 직장의 정년은 법이 아니라 기업별로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으로 정했습니다.

왜 정년을 법으로 강제하나요?

사람들의 기대수명이 점점 늘면서 일생 동안 일을 해야 하는 기간도 함께 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노동자의 평균 퇴직 나이는 53살에 불과해 퇴직 연령을 조금이라도 높여보려는 의도입니다. 정부는 “(정년 60살 법제화로) 기업은 숙련기술을 활용할 수 있고, 국가적으로는 (사회보험료를 내는 기간이 더 길어져) 연금·복지비용 등 재정부담이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정년 60살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법이 얘기하는 60살은 ‘만 60살’, 즉 주민등록상 60번째 생일인 날까지입니다. 상시 노동자 500명인 ㄱ회사에서 일하는 홍길동 부장이 1956년 8월23일생이라면, 홍 부장은 주민등록상 60번째 생일에 해당하는 올해 8월23일까지는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육체노동처럼 장년층이 일하기 어려운 직종에는 예외가 있나요?

없습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본인의 능력에 따라 적어도 60살까지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법 취지이기 때문입니다. 직종의 특수성을 이유로 정년을 60살 미만으로 설정하면 위법입니다.

회사가 정년을 더 짧게 정해놓은 기존 취업규칙을 이유로 해고하면 어떡하나요?

현행법 위반이므로 무효이고 부당해고에 해당합니다. 이런 때는 가까운 지방노동위원회에 가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내야 합니다. 회사가 지노위 판정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의를 요청하거나 행정소송까지 끌고 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부당해고라는 판결이 확정되면, 부당해고를 당한 날부터 이긴 시점까지의 임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그동안 일을 하진 않았지만, 판사는 “회사가 노무수령을 거부한 탓”이라며 노동자가 돈을 받을 수 있게 해줍니다.

기간제 노동자도 적용을 받나요?

아닙니다. 정년은 정규직처럼 근로계약이 끝나는 시점을 정해놓지 않은 노동자의 면직 사유에 해당합니다. 몇 달에서 2년까지 기간을 정하는 기간제 노동자는 60살 정년제도의 적용을 받지 않습니다.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정년은 어떻게 되나요?

공기업이나 준정부기관, 기타 공공기관 등 중앙 차원의 공공기관 316곳과 각 지자체에 소속된 지방공기업 142곳 가운데 상시 노동자 300명 이상인 곳은 올해부터 모두 정년이 60살로 의무화됐습니다. 나머지 공공기관 노동자를 비롯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일하는 민간인 노동자는 내년부터 적용됩니다. 공무원은 기존 국가공무원법·지방공무원법에 따라 정년 60살이 그대로 유지됩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