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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산업재해율 압도적 1위 유성기업에 무슨 일이…

등록 2015-12-15 17:58

“남편은 쉬는 날에도 일이 있으면 특근에 연장근무까지 열심히 회사생활을 했습니다. 누구보다 자상했고 아이들과 시간날 때면 놀아주려 노력했죠. (중략) 직장폐쇄라는 말을 듣던 순간 신랑은 별일 아닐 거라며 퇴근하자마자 다시 전화를 받고는 회사로 출근했습니다. 2011년 8월 신랑은 법원 중재로 (일터에) 복귀를 했고, 성격이 점점 변하기 시작했죠. 온순하던 성격이 과격해졌고, 아이들도 겁을 낼 정도로 폭력적으로 변했으며, 저 역시 신랑의 폭력성에 놀라고 힘들었어요. (중략) 의사 선생님은 ‘왜 이제야 왔냐’며 일반 병실이 아닌 준폐쇄 병실 입원치료를 권했습니다. 하늘이 무너졌습니다.”

지난 8월 우원식·은수미·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회에서 연 ‘노동탄압 피해 노동자 심리·정신건강 실태와 과제’ 토론회에 나온 유성기업 소속 한 노동자의 부인은 울먹이며 사례를 발표했다. 2011년 노조의 파업과 회사의 공격적 직장폐쇄, 그 뒤 이어진 회사 쪽의 노조탄압 과정에서 전국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 조합원과 가족들이 겪은 극심한 스트레스는 깊은 생채기를 남겼다.

고용노동부가 15일 발표한 ‘2014년 산재·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한 사업장 현황’을 보면, 자동차·선박 엔진의 핵심부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유성기업은 재해율 15.53%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풍생(6.54%)이나 한수실업(6.52%)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전산업의 평균 재해율은 0.53%였다.

유성기업은 2012년 열린 국정감사에서 발레오만도, 상신브레이크, 한진중공업, 보쉬전장 등 금속노조 계열의 사업장들과 함께 ‘노조파괴 노무법인’으로 악명을 떨친 창조컨설팅이 개입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창조컨설팅은 노조파업 유도→공격적 직장폐쇄→노조원 해고·징계→친기업 노조 설립이라는 공식을 회사 쪽에 제안해 기존 노조를 파괴하는 데 앞장선 것으로 드러났다.

노조 쪽은 직장폐쇄 이후인 2012년부터 회사 쪽이 작업량을 30% 이상 높이는 등 노동강도가 커진 데다, 회사가 복수노조를 악용한 임금 노동조건 차별을 비롯해 30억원이 넘는 임금체불, 관리자의 욕설과 폭력, 청소와 페인트칠 같은 허드렛일 강요 등이 노동자들한테 극심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준 탓이라고 해석했다. 김성민 금속노조 유성기업영동지회장은 “노동강도가 늘어 노동자들의 허리, 목 등 근골격계 질환이 크게 늘었고, 노동탄압 때문에 조합원들이 작업에 집중하지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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