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교원노조 연대체인 국제교원노조총연맹(EI)의 수전 호프굿(사진) 회장은 17일 “교사에겐 교사로서, 노동자로서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국 정부의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교사들에 대한 태도를 겨냥한 것이다. 유네스코가 여는 ‘2015 세계교육포럼’에 참가하러 방한한 그는 이날 인천 송도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스트레일리아의 고교 수학 교사 출신인 호프굿 회장의 견해는 간명했다. 해직 교사를 조합원으로 인정한다는 이유로 전교조를 불법화하려는 것,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선언을 발표한 교사들을 경찰이 수사하는 것 모두 교사의 기본권 침해이자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위반이라는 것이다.
그는 “세월호 참사는 정말로 큰 비극이었다. 한국 국민들에 애도를 표한다”면서 “한국 정부가 성명을 낸 교사들을 탄압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자 유네스코의 교사 지위에 관한 권고에도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교사노조가 해고 교사, 은퇴 교사를 조합원으로 인정하는 건 전세계 보편적 현상이라고 했다. 호프굿 회장은 ‘교사의 노동권,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단결권을 보장하는 국제노동기구 협약에 맞게 교원노조법을 개정할 것’을 한국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국제교원노조총연맹엔 전교조뿐만 아니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가입해 있다. ‘모두를 위한 교육’(Education For All)을 내걸고 19~22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교육 분야 세계 최대 국제회의인 ‘2015 세계교육포럼’의 운영위원회 소속 단체 가운데 하나다.
172개국 교육시민단체들이 모인 ‘글로벌 캠페인 포 에듀케이션(GCE)’의 모니크 포유 회장(프랑스)도 회견에 나와 “전교조와 대화할 기회를 활용하지 못한 한국 정부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어떤 교육 정책도 입안·실행 단계에서 시민사회와 소통하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지난 2월 요하네스버그 총회에서 전교조 탄압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인천/이수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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