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25시간 일하고 월95만원 받아
“양질의 일자리” 정부 주장 무색
“양질의 일자리” 정부 주장 무색
박근혜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추진중인 시간선택제 일자리의 시간당 임금 수준이 정규직 노동자의 68%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양질의 일자리’라는 정부 주장과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2일 발표한 ‘시간제 일자리의 현황과 입법·정책적 개선 방안’ 보고서에서 “2013년 8월 현재 시간선택제 노동자의 주당 평균노동시간은 25.8시간이고 한달 평균임금은 95만5000여원이어서 시간당 임금은 8805원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를 전체 정규직 노동자의 주당 평균노동시간(40.2시간)과 월평균 임금(218만1000원)과 비교하면, 시간선택제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정규직 노동자의 68.2% 수준이다. 시간제 일자리의 시간당 임금은 기간제 노동자와 견줘도 82% 수준에 머문다. 시간선택제 노동자가 기간제(계약직) 노동자만큼 주당 35시간 일하는 것으로 환산한 월평균 임금은 129만6000원이었고, 기간제는 158만1000원이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주로 경력단절 고학력 여성이나 은퇴한 중장년층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자는 것으로, 본인 의지에 따라 주당 15~30시간 범위에서 일하되 기간제처럼 따로 근로기간을 정하지 않는다. 또 최저임금 등 근로조건이 보장되고 임금·복리후생 등에서도 정규직과 차별을 두지 않도록 한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입법조사처 조사 결과는 시간선택제 노동자의 시급이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낮을뿐더러 상여금이나 각종 수당 등에서도 차별을 받고 있음을 드러낸다. 입법조사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평균적인 시간제 일자리에 비해 임금, 사회보험 가입률 등에서는 훨씬 나은 일자리”라면서도 “학력·경력·숙련도·근속연수 등 다른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시간선택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이 기간제 근로자의 그것에 비해서도 상당히 낮다”며 “‘양질의 일자리’가 되기엔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윤수경 고용노동부 시간선택제일자리팀장은 “정규직 근로자와의 임금 차이는 시간선택제 근로자가 대부분 초임 수준의 급여를 받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올해 3월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때부터 정확한 실태조사를 하려 한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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