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출범 이래 처음으로 12월 조합원 직선제로 치러지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지도부 선거에 모두 네 팀이 출마했다. 이들 후보는 19년 역사의 민주노총이 나아가야 할 길을 놓고 한 달여간 치열한 토론을 벌이게 된다.
민주노총은 8기 지도부(위원장·수석부위원장·사무총장) 후보로 4개 후보조, 12명의 후보가 등록했다고 7일 밝혔다. 등록 뒤 이뤄진 기호 추첨 결과, 위원장 후보로 나선 정용건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이 1번, 한상균 전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이 2번, 허영구 전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3번, 전재환 민주노총 인천지역본부장이 4번을 받았다.
네 위원장 후보의 짝으로 나선 수석부위원장 및 사무총장 후보는 △반명자 전 민주노총 부위원장-이재웅 전 서울지역본부장(기호 1) △최종진 전 서울지하철노조 차량지부장-이영주 전교조 수석부위원장(기호 2) △김태인 전 아남반도체노조 위원장-신현창 전 한국지엠 비정규직지회장(기호 3) △윤택근 전 부산본부장-나순자 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기호 4)이다.
이들은 8일부터 12월2일 자정까지 전국을 돌며 선거운동을 하게 된다. 이 기간에 모두 세 차례의 공개토론회가 열린다. 투표는 12월3~9일 전국 2만여개 사업장별 투표소는 물론 우편과 전화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치러지며 전국 16개 지역본부 사무실에서 개표한다. 재적 조합원 과반 투표에, 투표자 과반 득표로 당선이 확정된다.
이번 투표는 여러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1000여명의 대의원이 뽑던 간선제에서 67만여명의 조합원이 직접 뽑는 직선제로 전환하는 첫 선거인데다, 새 지도부는 내년 11월이면 출범 20돌을 맞는 민주노총의 노동운동 방향을 설정하는 책무를 띠고 있어서다. 이번 선거에 불출마한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최초의 직선제 지도부로 민주노총의 새로운 20년을 꿈꾸는 건 벅찬 시작”이라며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참여이며 전국에서 자발적인 투표 열기가 모아지는 일”이라고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당부했다.
민주노총 안팎에서는 이번 첫 직선제 투표 자체가 민주노총에 대한 조합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되리라는 예상과 함께, 새 지도부가 큰 틀의 투쟁 방향을 설정하는 것은 물론 조합원의 목소리에 좀더 귀기울여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한 민주노총 관계자는 “물론 지도부가 중심에 서서 투쟁을 이끌어야겠지만 현장의 조합원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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