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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며칠만 도와줘라” 해서 갔는데
본인 몰래 회사가 소속사 바꿔

등록 2014-06-10 19:52수정 2014-06-10 22:07

10년 넘게 분리수거일 한 50대
업주 부친 회사서 3년 일한 뒤
호봉산정·휴가 등 큰 불이익
경기도 평택의 쓰레기 분리수거 업체인 ㅅ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최근 회사와 임금체계 개편 협상을 하다 이상한 사실을 발견했다. 연봉제를 호봉제로 바꾸는 과정에서 회사는 2003년 9월에 입사해 10년 넘게 분리수거 일을 해온 정아무개(53)씨의 경력을 4년만 인정한다고 통보했다. 회사는 이씨가 2008년에 신규 입사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자들은 정씨의 은행계좌 입출금 및 소득세 납부 내역을 확인하고 까무러칠 뻔했다. 정씨가 2005년부터 3년 동안 ㅅ산업에서 일한 것으로 돼 있어서다. ㅅ산업은 ㅅ환경과 인접한 곳에서 쓰레기 분리수거 등의 일을 하는 회사로, 대표는 ㅅ환경 대표의 아버지다.

정씨는 2005년 초 “정씨가 가서 며칠만 일을 도와주라”는 ㅅ환경 관계자의 말에 따라 ㅅ산업의 사업장에 갔다가 기간이 길어져 3년 안팎 일을 하고 2008년 초 ㅅ환경 사업장으로 돌아온 적이 있다. 당시 정씨의 항의에 ㅅ환경 관계자는 “한 회사라서 상관없으니 그냥 일하라”고 대답했다. 정씨는 자신 말고도 ㅅ환경에서 일하는 노동자 서너명이 그렇게 ㅅ산업에 가서 몇달씩 일하기도 해 억울하지만 참았다. 하지만 회사가 당사자도 모르게 소속 회사를 바꿔치기한 줄은 꿈에도 몰랐다. 이처럼 소속 회사가 몰래 바뀐 노동자는 정씨가 유일했다.

정씨는 큰 피해를 보게 됐다. 근속연수에 비례해서 주는 퇴직금을 적게 받게 됐고, 그동안 2년에 하루씩 늘어나는 연차휴가도 손해를 봤다. 정씨가 소속된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은 지난 4월 말 평택고용노동지청에 ㅅ환경을 근로계약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 노조의 김인수 정책국장은 11일 “ㅅ환경이 시와 청소용역 계약을 맺을 때 노동자 30명을 고용하겠다고 용역비를 받고는, 일부 노동자를 아버지 회사에 꿔주기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ㅅ환경 관계자는 “정씨한테서 동의를 받고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 회사로 다시 올 때는 ㅅ산업의 경영 상태가 좋지 않아 정씨가 해고될까봐 옮겨 온 것”이라고 말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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