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탄압 의혹 업체들 창조컨설팅에 거액 건네
유성기업 13억·한진중 10억 등 컨설팅 대가 지급
금속노조 “노조 파괴 대가…누가 봐도 범죄 행위”
유성기업 13억·한진중 10억 등 컨설팅 대가 지급
금속노조 “노조 파괴 대가…누가 봐도 범죄 행위”
노조파괴 노무법인으로 악명을 떨친 창조컨설팅이 컨설팅 대가로 기업들에게서 80억원 가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국금속노동조합과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창조컨설팅이 2010년 1월부터 2012년 8월까지 2년8개월 동안 유성기업과 발레오만도, 상신브레이크, 보쉬전장 등 노조탄압 의혹을 받는 기업들에게서 모두 82억4555만여원을 받은 입금내역을 공개했다. 해당 금융거래 내역은 고용노동부가 창조컨설팅 심종두 대표의 공인노무사 자격을 취소하자 심 대표가 이에 불복해 낸 소송 과정에서 재판부에 제출된 자료다.
자료를 보면, 유성기업은 13억1298만여원, 발레오만도는 4억400만여원, 상신브레이크는 9억2800만여원, 보쉬전장은 8억4380만여원을 창조컨설팅 쪽에 컨설팅 대가로 지급했다. 이들 기업은 모두 복수노조 제도를 악용해 금속노조 소속인 기존 노조를 탄압한 의혹을 받는 곳이다. 콘티넨탈오토모티브(2억9150만여원), 만도(4억4550만여원), 에스제이엠(2억2000만원) 등도 이름을 올렸다. 한진중공업도 10억3400만원을 창조컨설팅에 준 것으로 나타났다.
금속노조 등은 이 돈을 노조 파괴 대가로 보고 있다. 유성기업의 경우 2011년 8~11월 사이에 1억원씩을 5차례에 걸쳐 창조컨설팅에 입금했는데, 이 때는 노조의 파업과 회사 쪽의 직장폐쇄 뒤 조합원이 현장에 복귀하고 회사 쪽의 금속노조 조합원에 대한 노조탈퇴 회유 공작과 징계가 이뤄지던 시기다.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이정훈 유성기업 영동지회장은 회사 쪽에 대한 처벌과 노조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며 이날로 185일째 경부고속도로 옥천나들목 부근 광고탑 고공농성을 이어갔다. 회사 쪽의 노조파괴 작업에 심한 우울병이 생기고 적응장애 진단을 받은 조합원 신아무개(46)씨는 지난달 근로복지공단에게서 업무상 재해판정을 받았다.
금속노조는 최근 서울행정법원 등이 이들 기업에서 저질러진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리는 것과 달리 검찰이 “범죄의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렵다”며 회사 대표자 등을 무혐의 처분한 조처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누가 봐도 범죄행위가 충분히 의심되는 증거들이 확보됐다면 최소한 기소는 해야하는 것 아니냐”며 검찰의 재수사를 촉구했다.
전종휘 기자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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