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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기륭전자 노조가 나이트클럽에 간 까닭은?

등록 2014-03-31 17:06수정 2014-03-31 18:34

기륭전자(현 렉스엘이앤지) 노동자들이 새해 첫날인 1월1일 오전 집기들이 모두 빠져 텅 빈 서울 동작구 기륭전자 본사 사무실에서 허탈한 표정으로 서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기륭전자(현 렉스엘이앤지) 노동자들이 새해 첫날인 1월1일 오전 집기들이 모두 빠져 텅 빈 서울 동작구 기륭전자 본사 사무실에서 허탈한 표정으로 서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기륭전자, 나이트클럽에서 주주총회 계획해
현장 가본 노조, “기륭이 갈 데까지 갔구나”
전국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의 김소연 전 분회장과 연대 활동가 등 20여명이 31일 오전 8시 서울 신림동 ㅅ빌딩 지하 1층 나이트클럽에 갔다. 복직도 제대로 되지 않은 이들이 아침부터 나이트클럽을 찾은 까닭은 이 곳의 조그만 방에서 ‘렉스엘이앤지(옛 기륭전자)’의 주주총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어서다. 하지만 회사 관계자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황당한 주주총회는 열리지 않았다.

기륭전자분회 쪽이 애초 ‘나이트클럽 주총’ 소식을 들은 때는 지난 28일이었다. 그날 바로 관악경찰서 정보과를 찾아가 31일 ㅅ빌딩 앞에서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했다. 다음날 건물 관리사무소 쪽에서 연락이 왔다. 나이트클럽 사장을 통해 렉스엘이앤지 쪽에 주주총회를 하지 못하도록 조처했으니 집회를 열지 말아달라는 부탁이었다.

31일 노조원 등이 찾은 건물에는 “렉스엘이앤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장소인 ㅅ타워 지하 1층을 주주총회 개최 예정지로 일방적으로 정했으나, ㅅ타워 관리사무소는 3월28일 주주총회 개최시 입주자의 명예와 영업상의 심각한 피해가 예상돼 주주총회 장소 사용을 불허한다는 사실을 명확히 렉스엘이앤지에 통보한 바 있다”는 내용의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김 전 분회장은 “10명 남짓 들어가는 크기의 나이트클럽 룸에서 주총을 연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설마 했는데, 오늘 아침에 가보고는 ‘기륭이 갈 데까지 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기륭전자 노동자들은 회사 쪽의 일방적인 해고에 맞서 1895일에 걸친 장기투쟁 끝에 2010년 11월1일 분회원 10명의 복직에 합의했다. 당시 최동렬 기륭전자 회장과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 등이 “너무 먼길을 돌아왔다”는 통한의 소감을 남기고 1년6개월 뒤부터 복직에 들어가기로 했으나 3년 5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복직된 이는 아무도 없다. 회사 쪽은 사정이 어렵다며 복직을 계속 미뤘고, 견디다 못한 조합원들이 지난해 5월부터 출근에 나섰다. 그러자 회사 쪽은 지난해 말 노조원들 몰래 사무실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노조원들은 그 뒤부터 이전하기 전 사무실에서 농성을 하며 ‘먼길’을 다시 걷고 있다.

전종휘 기자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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