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호(앞줄 오른쪽부터)·단병호·권영길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천영세 지도위원이 2일 오후 서울 정동 민주노총 로비에서 ‘민주노총 침탈 규탄과 박근혜 정권 퇴진’을 촉구하며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권영길·김영훈·단병호 등 10명
“2차 총파업 투쟁 적극 동참을”
“2차 총파업 투쟁 적극 동참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직 위원장과 노동계 원로로 구성된 민주노총 지도위원단이 박근혜 정부의 노동탄압에 항의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권영길·김영훈·단병호·이갑용·이수호 등 민주노총 지도위원 10명은 2일 서울 정동 민주노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노총에 대한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난입은 전체 노동자와 국민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다. 우리는 용서할 수도 없고, 좌시하지도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혀 둔다”며 사상 첫 공권력 투입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들은 앞으로 민주노총 1층 로비에서 단식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지도위원단이 집단 단식농성을 하는 것은 민주노총 사상 초유의 일로, 최근 정부의 노동탄압에 대한 노동계의 저항감이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도위원단은 민주노총의 정책 자문 및 지도 구실을 하는 공식기구다.
지도위원단은 기자회견에서 “오는 9일 2차 총파업 투쟁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와이에이치(YH) 사건은 박정희 정권의 몰락을 불러왔고, 노동법 날치기는 김영삼 정권에 조종을 울렸다. 민주노총을 군홧발로 짓밟은 박근혜 정권이 지금과 같은 불통의 정치를 전면적으로 쇄신하지 않는다면 같은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총파업 투쟁이 박근혜 정권의 불통과 독재에 끝을 알릴 수 있도록 지지와 성원을 보내달라”고 말했다.
이번 단식은 지난 30일 지도위원단이 기자회견을 준비하면서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날 전국철도노동조합의 현장 복귀 방침이 나오면서 기자회견이 취소되자 자연스럽게 발표가 늦어진 것이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다들 적지 않은 연세들이어서 지도부가 처음엔 단식농성을 반대했지만 ‘우리가 나서야 한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만큼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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