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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민영화 반대’ 국민적 지지 큰힘
노조 내부선 ‘합법파업’ 자신감

등록 2013-12-29 20:41수정 2013-12-30 15:10

[수서KTX 자회사 면허 강행] ‘22일째’ 최장기 파업 원동력

전문가 “경쟁체제 설득력 약해”
시민들 핫팩·라면 등 후원 쇄도
‘철도 민영화 반대’를 내건 철도파업이 30일로 22일째 이어진다. 역대 최장이었던 2009년 9일의 두배를 넘었다. 파업 첫날인 9일 36.7%이던 파업참가율은 29일 낮 12시 현재 32.3%로 다소 떨어졌으나, 코레일 쪽이 27일 파업 참가자들에게 복귀를 촉구하며 ‘최후통첩’까지 한 걸 감안하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은 아니다. 초장부터 정부에게서 ‘불법’ 규정을 당하고도 이처럼 오랫동안 견고한 파업이 가능한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철도노조 안팎에서는 이번 파업이 임금 인상 등을 주요하게 내세웠던 2009년 파업과 달리 철도 민영화라는 대국민 이슈를 내걸면서 국민적 지지가 높아졌다는 점을 우선 꼽는다.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계속 늘고 각종 복지제도의 후퇴 등으로 삶의 불안정성이 극대화한 상황에서 국민의 발에 해당하는 철도를 민영화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이번 철도노조 파업에 대한 지지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윤영진 계명대 교수(행정학)는 “정부와 코레일은 왜 지금 시점에 자회사를 만들어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하는지 그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설득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반 국민의 각종 지지와 지원이 쇄도하는 것도 철도노조의 예년 파업에서는 볼 수 없던 장면이다. 다음 카페 ‘화장발’은 26일 2600만원 상당의 후원금을 철도노조에 보내왔다. 인터넷 커뮤니티 ‘뽐뿌’에서도 라면 70박스를 보냈다. 제주대 사회학과 학생들은 지난 18일 ‘저 멀리 바다 건너 철도가 없는 제주의 제주대학교에도 행동하는 지성들이 있음을 알리고 싶었고 연대를 표하고 힘을 보태드리고 싶었다’는 편지와 함께 핫팩 100개와 라면 100개를 보냈다. 21일에는 경기 남양주에 사는 여고생 두명이 서울광장에서 열린 철도노조 집회에 핫팩 1000개를 직접 들고와 전달했다.

28일 총파업 집회에서도 후원은 줄을 이었다. 경기도 성남에서 온 이로운(5)군은 1년간 모은 분홍색 돼지저금통을 철도노조에 전달했다. 건국대 학생들은 경찰의 물대포에 대비하라는 의미에서 물안경 2000개를 노조에 전했다. 백성곤 철도노조 홍보팀장은 “다른 노동자들이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지지를 보내준 건 철도파업 사상 처음”이라고 말했다.

철도노조 내부에서는 이번 파업을 합법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조합원들의 자신감이 ‘장기전’의 동력이 되고 있다고 판단한다. 철도노조 핵심 관계자는 “전면파업으로 열차를 다 세운 것도 아니고 필수유지업무 인력 비율을 준수하면서 하는 합법파업이라 조합원들은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현 지도부에 수배령이 떨어졌지만 검거에 대비해 2선 지도부가 준비돼있는 등 장기 파업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코레일은 대규모 직위해제에 이어 29일에는 단순 파업 참가자도 직권면직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등 탄압의 수위를 높이고 있으나, 철도노조 쪽은 “시민들과 함께하는 민영화 반대 집회와 노조 자체 집회를 통해 계속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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