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자신의 업무처리 능력에 견줘 쉬운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한국 성인의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0명 가운데 2.1명은 자신의 학력이 현 직종에서 요구하는 학력수준보다 높다고 평가했다.
오이시디는 이런 내용의 ‘2013년 국제성인역량 조사 결과’를 8일 내놓았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일본, 독일, 영국 등 24개 가입국의 청장년(16~65살) 15만7000명을 대상으로 사회 생활에서 필요한 핵심적 정보처리 능력인 언어능력(문서화된 글로 소통하는 능력)과 수리력, 컴퓨터를 이용한 문제해결 능력 등을 조사한 결과물이다.
조사 결과 스스로의 수리력이 ‘능력과잉’이라고 평가한 한국인은 13.1%로, 오이시디 평균 10.0%보다 높았다. 언어능력의 ‘능력과잉’은 10.7%로 오이시디 평균 10.3%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다.
객관적으로 조사한 한국인의 언어능력은 273점(500점 만점)으로 가입국 평균치와 같았고, 수리력은 263점으로 평균치보다 6점 낮았다. 컴퓨터 기반 문제 해결력은 30.4%가 상위수준(4단계 가운데 3~4단계)으로, 평균(34%)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16~24살 청년층만 따지면, 언어능력은 4위(일본, 핀란드, 네덜란드 뒤), 수리력 5위(네덜란드, 핀란드, 일본, 벨기에 뒤), 컴퓨터 해결력 1위로 수직상승했다. 고용노동부는 “한국이 연령간 편차가 가장 심한 나라”라고 분석했다.
한국은 남녀간 역량차도 오이시디 가입국에 견줘 큰 편이다. 언어능력은 남성 275.7점, 여성 269.4점으로 6.3점이 벌어졌는데 이는 참가국 평균 격차 1.9점의 3배를 훌쩍 넘는다. 여성의 언어능력 점수가 남성보다 높은 국가는 폴란드, 핀란드, 에스토니아, 슬로바키아, 프랑스, 이탈리아뿐이었다. 다만 수리 부문 남녀간 역량차는 10.3점으로 평균격차(11.6점)보다 작았다.
이번 조사는 오이시디가 인적 자원의 핵심 역량이 각 사회에 어느 정도 분포해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2011~2012년 24개국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직접 설문·시험평가해 이뤄졌다. 국내에서는 통계청이 표본 67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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