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지난달 21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차 공장 앞에서 ‘쌍용자동차 희생자 범국민 추모대회’ 및 ‘쌍용자동차 4차 포위의 날’ 행사를 준비하며 정리해고 이후 숨진 22명의 동료들을 상징하는 관을 놓고 있다. 위 사진은 추모대회에서 김일섭 대우자동차(현 한국지엠) 전 노조위원장(왼쪽)과 김남섭 쌍용자동차 노조 사무국장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평택/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19일 쌍용차 해고자 복직 범국민대회 열려
서울역 앞 광장에는 22개의 관이 놓여 있었다. 흰 천으로 덮힌 관 위엔 각각 ‘쌍용차 해고자 복직’, ‘쌍용차 희생자 명예회복’이라고 쓰여 있었다. 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가 22개의 이름을 하나하나씩 호명했다. 사망한 동료 해고노동자와 가족들의 이름이었다. “우리는 살고 싶었습니다. 우리에겐 이름이 있습니다. 오창부·엄인석·김영훈…” 4000여명(경찰 추산 2500명)으로 가득 찬 서울역 앞 광장이 숙연해졌다.
19일 서울역 앞 광장에서 쌍용자동차 희생자추모 및 해고자복직 범국민대책위원회 주최로 ‘쌍용차 해고자 복직 범국민 대회’가 열렸다. 이들은 쌍용차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관을 매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민주노총 등과 함께 대한문 앞까지 행진했다.
각계 인사들과 노동자들이 대회에 참가해 지지 발언을 이어갔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22분의 가족들이 유서 쓸 힘도 없이 돌아가셨다. 이건 분명한 타살이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 살아서 싸우자. 제발 죽지 말고 싸우자”며 연대를 호소했다.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은 “쌍용차 해고 노동자 여러분이 당한 손해배상·해고·가압류를 언론노동자들이 당하며 우리가 돌아갈 것은 노동자의 품인 것을 깨달았다. 언론노동자들도 이길 때까지 파업을 멈추지 않겠다”고 외쳤다.
박재동 화백과 최헌국 목사 등 각계 대표 8명은 “오늘 범국민대회를 시작으로 쌍용자동차 희생자에 대한 추모의 물결은 투쟁의 불길로 바뀔 것이다. 학술·법조인권·문화예술 등 각계가 연대한 범국민적 투쟁을 천명한다”는 결의문을 함께 읽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후 숭례문과 서울중앙우체국을 거쳐 거리 행진에 나섰다. 오후 6시 쯤 대한문 앞 세종대로에서 차로를 기습 점거하는 등 경찰과 대치에 나서기도 했다. 이어 대한문 앞에서는 쌍용차 희생자 추모집회가 이어졌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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