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노동

“죽음 막기 위해 희망텐트까지 쳤는데…”

등록 2012-01-31 15:28수정 2012-01-31 19:49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들의 복직 등을 촉구하며 노동자들이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 세운 ‘희망텐트’ 9동이 설치 하루 만인 지난 12월 8일 오전 평택시 공무원들에 의해 강제로 철거된 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희망텐트가 있던 자리에 앉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평택/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자들의 복직 등을 촉구하며 노동자들이 경기도 평택시 쌍용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 세운 ‘희망텐트’ 9동이 설치 하루 만인 지난 12월 8일 오전 평택시 공무원들에 의해 강제로 철거된 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희망텐트가 있던 자리에 앉아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평택/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쌍용차 20번째 죽음…지난 20일 돌연사
구조조정 이후 우울증과 건강 악화
“사쪽, 해고 뒤 재고용 약속하며 일용직 채용 후 다시 해고”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가족의 이어지는 죽음이 20번째 비극을 맞았다.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는 30일 쌍용차 정리해고로 인한 희망퇴직자였던 강아무개(53)씨가 설 연휴 직전인 지난 20일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2009년 쌍용차 구조조정 전후로 숨진 노동자와 가족의 숫자는 20명으로 늘었다.

쌍용차노조가 밝힌 강씨 죽음의 정황은 안전판 없는 해고로 인해 노동자가 겪는 고통을 재확인하게 한다. 강씨가 몸담았던 쌍용차 프레스생산팀 부서는 구성원 9명 가운데 부서장을 제외한 8명이 정리해고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강씨는 파업에 동참하는 대신 희망퇴직의 길을 걸었다.

해고 뒤 강씨는 날품팔이를 하며 생계를 유지했고 신세를 비관해 주변 사람들과 싸움도 잦아졌다고 한다. 쌍용차노조의 김남섭 사무국장은 “사쪽은 파업 뒤 장비 가동이 어려워지자 재고용 약속을 하며 강씨를 일용직으로 고용했지만 가동이 원활해진 뒤 강씨를 다시 해고했다”며 “이로 인해 강씨가 큰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울증과 건강 악화로 고생하던 강씨는 지난 20일 밤늦게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와 잠을 자다가 심장마비로 숨졌다.

쌍용차노조는 이날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정리해고 뒤 줄지은 죽음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고 사쪽의 “살인적인 정리해고”를 규탄했다. 노조는 “더 이상의 죽음을 막기 위해 희망텐트까지 쳤는데 또 다른 죽음을 막을 수 없었다”며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쌍용차 노조 김남섭 사무국장은 “이유일 쌍용차 사장이 언론 인터뷰에서 ‘2009년 옥쇄파업이 지울 수 없는 악몽 같은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가”라며 “무차별적인 정리해고로 인해 목숨을 잃은 이들에 대한 책임을 반드시 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쌍용차를 비롯한 서울·경기 인근의 장기투쟁 사업장 문제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희망의 뚜벅이’ 행진은 이날로 이틀째를 맞았다. 참가자들은 도보로 코오롱, 콜트-콜텍, 유성기업 등의 농성장을 찾은 뒤 다음달 11일 평택의 쌍용차 희망텐트에서 행진의 정점을 찍을 예정이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