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숙씨
[한겨레가 만난 사람] 166일째 한진중 투쟁 김진숙씨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35m 높이의 크레인 위에서 166일째 농성을 하고 있는 김진숙(51·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씨. 지난 17일 부산 영도조선소로 찾아가 그를 만났다. 소녀 시절 그의 꿈은 시인·작가와 같은 글 쓰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18살 이후로 내 삶을 내가 선택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중학교를 중퇴하고 봉제공, 버스안내양 등을 전전하다 1981년 21살 때 대한조선공사(현 한진중공업) 최초의 여성 용접공이 됐다. 1986년 노조 대의원에 선출돼 조합활동을 벌이다 해고됐고, 이후 블랙리스트에 올라 취직도 못하고 “결혼은 꿈도 꿀 수 없는” 노동운동가의 삶을 살았다. 그는 “나이 스물여섯 해고된 날 이후 단 하루도 청춘을 지녀보질 못했다”고 했다.
트위터를 통해 소식을 접한 시민 750여명이 지난 12일 전국 각지에서 ‘희망버스’를 타고 그를 격려 방문했다. 희망버스는 “30년 가까이 노동운동을 하면서도 겪어보지 못했던 아주 새롭고 신비로운 경험”이었다고 한다. 김진숙씨는 “아직도 혁명이란 말을 들으면 가슴이 설레긴 하지만…, 그저 지금은 정리해고만이라도 없는 현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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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인우 기획위원 iwlee21@hani.co.kr 사진 이정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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