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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청와대까지 루머 퍼진 ‘돈봉투’…당시 직원들 “몰랐다”

등록 2011-05-12 20:31수정 2011-05-12 23:09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총무과장으로 재직하던 2003년 인사청탁과 함께 받았다는 것과 같은 모양의 행정봉투(돈 봉투)를 들어 보이며 <한겨레> 보도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과천/김정효 기자 <A href="mailto:hyopd@hani.co.kr">hyopd@hani.co.kr</A>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1일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총무과장으로 재직하던 2003년 인사청탁과 함께 받았다는 것과 같은 모양의 행정봉투(돈 봉투)를 들어 보이며 <한겨레> 보도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과천/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민원실 근무 3명중 2명 “돈봉투 논란 금시초문”
사무실서 호통쳤다는데…‘사건 미공유’ 납득 안돼
당시 청 관계자 “루머 돌았지만 알아보진 않아”
퇴직 직원 “과천청사서 웬만하면 다 아는 얘기”
이채필 장관 후보자 의혹 ‘엇갈리는 증언’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의 ‘돈 봉투’ 논란에 ‘목격자’들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2003년 당시 상황을 기억하는 고용노동부의 전·현직 직원들이다. 하지만 돈 봉투가 반환됐다는 당시 총무과 민원실 직원들 사이에서도 서로 말이 엉키는 부분이 많다. 누군가는 진실을 얘기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 주변인물들 기억도 ‘제각각’ 2003년 과천청사 5동 1층 민원실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 후보자는 11일 “다른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인사청탁을 하지 말라’고 훈계하며 (돈 봉투를) 돌려줬다”고 밝혔다. 당시 민원실에 근무했던 여직원 김아무개씨는 “당시 이채필 총무과장이 호통치며 누런 봉투를 던져주는 걸 봤다”고 이 후보자의 말에 힘을 실어줬다. 그런데 문제는 이 현장을 봤다는 유력한 증인이 김씨밖에 없다는 점이다. 다른 민원실 직원들은 그런 일이 있었는지조차 몰랐을 정도다. 당시 민원실엔 돈을 준 김아무개씨(별정직 6급)와 현재도 노동부에 근무중인 여직원 김씨, 허아무개씨, 홍아무개씨 등 모두 4명이 근무중이었다.

당시 민원실 근무자 4명 증언
당시 민원실 근무자 4명 증언
허씨는 김씨가 ‘봉투와 돈’을 보여줬다고 증언하면서도 “총무과장이 내려와 봉투를 돌려주는 모습을 보진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직원 홍씨는 “(총무과장이) 호통치는 장면은 못 봤다”며 “돈 봉투도 못 봤고 인사청탁이 있었단 얘기도 금시초문”이라고 말했다. 그 까닭에 대해 이들은 “민원실 업무 특성상 자리를 비우는 일이 잦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총무과장이 인사청탁 때문에 호통을 치며 ‘돈 봉투’를 돌려주는 것은 지극히 이례적인 사건이다. 당시 현장엔 없었다 해도 한 사무실을 쓰는 직원들끼리 이 사실이 공유가 되지 않았다는 것은 납득하기가 쉽지 않다.

더구나 여직원 김씨는 “그 봉투 안에 돈이 들었다는 건 지난 10일 밤에 허씨와 통화하면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언론보도가 나가기 전인 9일엔 “돈이나 인사청탁 얘긴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런데 정작 허씨는 12일 “김씨와 친해서 자주 전화통화를 하긴 하지만 석가탄신일(10일)에는 (별정직 6급) 김씨에 대한 얘길 나눈 적이 없다”고 말했다. 허씨는 “돈 봉투 사건이 불거진 건 11일 아침에 인터넷뉴스를 보고서야 알았다”고도 덧붙였다. 김씨와 허씨는 11일 이 후보자의 기자브리핑 뒤 ‘증인’ 격으로 고용노동부 대변인실이 기자들과 만나게 해준 인물이다.

이채필 총무과장이 돈을 돌려줬다는 시점을 두고는, 여직원 김씨는 “여름이 맞다”고 자신한 반면, 허씨는 “정확히 언제쯤이었는지는 기억나진 않지만 (별정직 6급) 김씨가 반팔을 입고 돈 봉투를 보여줬던 것 같다”고 말했다. 허씨는 봉투를 보게 됐던 당시 정황은 비교적 상세히 기억했다. 김씨가 상기된 얼굴로 한쪽 손에 ‘엉성하게 포장돼 있는’ 행정봉투를 꾸러미째 들고 보여주면서 총무과장에 대해 언급했다는 것이다. “봉투가 그리 크거나 두껍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언론에서) 현금 1000만원이라고 해서 의아했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돈을 준 김씨는 12일 “노동부 현직에 있는 직원들이 진실을 말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총무과장실에서 돈을 돌려받았으니 본 사람이 없는 건 당연하지 않냐”고 말했다.

■ 소문, 청와대까지 퍼졌었다 이 후보자가 인사청탁과 관련해 안 좋은 소문에 휩싸였다는 것은 2003년 당시 청와대에서도 알고 있었던 일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청와대 노동비서관실에서 일했던 한 관계자는 “루머가 돌았지만 총무과장과 하급 직원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서 더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진 않았다”고 말했다. 노동부의 한 전직 간부도 “진작부터 김씨와 관련한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채필에 대한 원망이 크구나’ 하고 생각했지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않았다”고 전했다.


노동부를 퇴직한 한 직원도 “2007년 무렵 김씨한테서 이 후보자한테 돈을 줬다가 어렵게 받아내느라 고생했다는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다”며 “나중에 주변에서 들으니 당시 과천 본부에 있는 사람들은 웬만하면 다 아는 얘기였다고들 하더라”고 말했다.

황예랑 김소연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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