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공통 요구사항 담아 각국 정상들에 주문
경제위기 부른 ‘금융자본 개혁 가속화’도 요구
경제위기 부른 ‘금융자본 개혁 가속화’도 요구
국제 노동계의 주요 인사들이 10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 주력하는 한편 전세계적 경제위기를 부른 금융자본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샤론 버로 국제노총(ITUC) 사무총장과 존 에번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노조자문위원회 사무총장 등은 10일 서울 정동 프란체스코 교육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세계 주요 노조의 공통된 요구사항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이번 G20 정상회의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최대 임무로 삼고 여기에 투자할 것 △기후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녹색 일자리 창출에 노력할 것 △개발도상국과 가난한 나라를 위한 자금조달에 노력할 것 등을 결의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세계 경제위기를 불러온 금융자본을 강력하게 규제하기 위해 금융 개혁을 가속화하고 금융거래세를 신설할 것도 요구했다.
특히 청년에게 일자리와 훈련을 보장하는 성공적인 노동시장 프로그램의 확대와 함께 경제위기 회복을 저해하고 사회적 불안정성만 높이는 비정규직의 증가를 막는 데 정상들이 나서야 한다는 내용도 성명에 포함시켰다. 이날 성명에는 한국 등 151개 나라 1억7600만명의 조합원을 둔 국제노총을 비롯해 국제산별연맹(GUFs), 국제금속노련, 국제화학노련, 유럽노총 등이 참여했다.
버로 사무총장은 “경제위기가 사회적 위기로 번지고 있고 전세계 노동자가 희망을 잃고 있다”며 “서울 정상회의가 이런 내용을 (서울)선언의 중심에 놓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에번스 사무총장도 “각국이 긴축재정을 펼 게 아니라,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창출해야 성장도 가능할 것”이라며 “회의에 재계의 참여가 보장된 것처럼 노조가 참여하는 ‘고용을 위한 실무그룹’을 정상회의 안에 설치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버로 사무총장 등 국제 노동계 인사와 김영훈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장석춘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등은 기자회견에 앞서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과 면담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나는 일자리 창출을 아주 중요한 의제로 체감하고 있고, 정상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주요하게 다룰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장 위원장은 “이번에 제안한 내용이 정상회의에서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이 대통령과 처음으로 얼굴을 맞댄 김 위원장은 “경제위기가 노동자에게 전가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종휘 황준범 기자 symbio@hani.co.kr
샤런 버로 국제노총(ITUC) 사무총장(가운데)이 10일 오전 ‘주요 20개국(G20) 노동조합 대표자 회의’가 열린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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