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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정규직 그 날까지” 끝나지 않은 동희오토 투쟁

등록 2010-11-03 20:04수정 2010-11-04 09:18

이백윤 동희오토 지회장(왼쪽)과 조순구 선장기업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금속노조 사무실에서 복직 등의 내용이 담긴 노사합의문을 체결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동희오토 노조원들은 지난 2005년 해고된 뒤 5년간 복직투쟁을 벌여왔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이백윤 동희오토 지회장(왼쪽)과 조순구 선장기업 대표가 3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금속노조 사무실에서 복직 등의 내용이 담긴 노사합의문을 체결한 뒤 악수를 하고 있다. 동희오토 노조원들은 지난 2005년 해고된 뒤 5년간 복직투쟁을 벌여왔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5년만에 복직’ 이백윤 지회장
“하청노동 참담한 현실…세상에 대한 오기 생겨…기아차 원청 인정해야”

투쟁은 또다른 투쟁을 불렀다. 일하던 공장으로 돌아가게 해달라는 복직 투쟁은 집회신고를 받아주지 않는 경찰과의 투쟁, “사내하청은 비인간적인 노동제도”라는 외침에 귀닫은 뭇사람들과의 투쟁으로 번졌다.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해고 아닌 계약해지를 당한 게 2008년 9월. 26개월가량 거리를 헤매고,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앞에 농성장을 차린 뒤 116일째 풍찬노숙해 온 동희오토 사내하청 노동자 9명은 이제 공장으로 돌아가게 된다.

전국금속노조 동희오토지회의 이백윤(33) 지회장은 3일 오전 사쪽 대표들과 복직을 약속하는 합의문에 서명했다. 오후에 농성장에서 만난 이 지회장은 “(2005년 노조를 만들고 시작된) 5년간의 투쟁이 종이 2장으로 정리되니 허무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중간중간 투쟁을 접고 생업을 찾아간 동지들이 남긴 짐이 어깨에 그대로 얹혀 있다는 느낌도 들었다고 했다. 5년 동안 잘린 사내하청 노동자는 모두 110명에 이르지만 마지막까지 남은 건 9명뿐이다. 시급 기준으로 최저임금에 100원을 더 받던 이들이다.

이들 9명은 동희오토가 아니라 동희오토의 사내하청업체로 돌아간다. 자신들이 만드는 경차 ‘모닝’을 파는 건 기아차이고 자신들의 운명도 기아차에 달려 있으니 기아차가 직접 고용하라는 요구는 이번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지회장은 이 부분이 아쉽다면서도 “현대기아차 앞에서 하청업체 해고자가 농성투쟁하니 복직이 됐다는 것은, 우리에 대한 사용자로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증명한 것이고, 이는 기아차의 원청 사용자성 인정 투쟁의 발판을 만든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4일 철거될 예정인 농성장 앞에는 “정몽구(현대기아차 회장)가 해결하라”고 쓰인 펼침막이 여전히 펄럭였다.

이 지회장은 그동안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30대 초반의 뽀얗던 피부가 푸석푸석해지는 몸의 변화보다 계약해지되거나 업체가 폐업하면 돌아갈 곳조차 없는 비정규직의 비참한 현실이 더 답답했다. 그럼에도 “사람 취급 안 하고 짓밟는 세상에 대한 오기”가 해고자들의 발걸음을 이날까지 이끌었다고 그는 말했다.

노사의 합의문에는 “동희오토지회의 노조활동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 지회장은 이를 토대로 ‘정규직 쟁취투쟁’을 조직하는 한편 쓰러져 가는 동희오토지회의 조직 재건에 나설 계획이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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