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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한국노총 파견자 임금 ‘골칫거리’

등록 2010-09-12 18:51

‘노사발전재단 용역’ 조건 타임오프 변칙합의
이행방안 못찾아 표류…기업·고용부도 ‘난감’
유급 노조활동 시간(타임오프) 한도 제도 시행에 따른 상급 노조단체 파견자 임금지급 금지에 대비해 지난 5월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과 재계, 고용노동부가 한 ‘무원칙한 합의’의 후폭풍이 뒤늦게 불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와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 5단체는 최근 120억여원에 이르는 거액을 모금하는 방안을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 돈은 각 산별연맹과 총연맹 등 한국노총의 파견 전임자 120여명의 2년치 월급이다. 경제단체가 난데없이 한국노총 전임자 월급에 신경쓰는 까닭은 지난 5월 주고받은 이른바 ‘5·11합의’ 때문이다.

당시 타임오프 시행을 위한 노동부 고시를 앞두고 한국노총은 상급단체 파견자 임금지급 금지 등을 놓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다 결국 노사관계발전재단의 용역을 한국노총이 따내는 방법으로 2년치 임금을 보전받기로 합의했다고 한국노총이 5월11일 밝히면서 실마리가 풀리는 듯했다. 이 당시 노동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가 원칙’이라던 정부·재계와 한국노총이 변칙 합의를 했다는 비난이 일었다. 한국노총 내부에서조차 “구걸에 가까운 합의에 참담한 심정”이라는 비난이 나왔다.

그러나 합의를 이행할 뾰족수를 찾지 못하면서 한국노총의 파견 전임자들은 7월 이후 아직까지 월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재계가 재단에 기금을 출연하고 한국노총이 노동 관련 용역을 하는 대가로 기금을 받는 방안은 ‘정부예산을 투입하는 공공기관이 공개경쟁입찰이 아니라 수의계약으로 노총에만 일을 몰아줄 수는 없다’는 반론에 부닥쳤다. 재계가 직접 한국노총에 돈을 기부하는 방안도 ‘노조에 대한 과다한 금품 지급은 부당노동행위로서 처벌 대상’이라는 고용노동부 방침에 정면으로 위반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기업들의 반발도 만만찮다. 경제 5단체의 한 간부는 “(돈을 내야 할) 회원 기업들의 반응이 매우 좋지 않다”며 “가장 물의가 없는 방식을 찾고 있는데 아직까지는 뚜렷한 방법을 못 찾았다”고 말했다. 고용부도 난감한 상황이다. 고용부의 한 간부는 “당시 합의 취지대로 정부가 지원할 부분이 있으면 해야겠지만, 노사간에 금품을 지급하면 당연히 처벌받아야 한다”며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조합총연맹 관계자는 “한국노총은 합의 당시 요구한 ‘타임오프 고시에서 사업장별 특성 반영’도 지금까지 따내지 못 하고 있다”며 “원칙없는 노사정 합의를 이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은 지난 7일 이희범 경총 회장을 만나 해결을 촉구했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해답을 듣지 못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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