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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한시적 일자리로 그나마 ‘땜질’

등록 2010-01-13 20:35

한시적 일자리로 그나마 ‘땜질’
한시적 일자리로 그나마 ‘땜질’
‘환란’이후 취업자수 최대 감소
희망근로 등 25만개 늘렸지만 취업자 7만명 줄어
일용직 15만개 자영업 26만개 줄어 ‘직격탄’
우리나라에서 취업자수 통계가 작성된 1963년 이래 전년대비 취업자수가 감소한 것은 단 네번 뿐이다. 중화학공업 구조조정이 있었던 1984년 최초로 7만6000명이 감소했다. 두번째는 1998년 외환위기로 무려 127만6000명이 줄었다. 그 뒤 카드사태가 터졌던 2003년 3만명이 감소했고,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7만2000명이 줄었다. 그만큼 지난해 고용한파가 우리 경제에서 예외적인 현상이고 고통스러웠다는 의미다.

그나마 정부가 대규모 재정지출을 통해 희망근로나 청년인턴 같은 한시적인 일자리를 만들어낸 덕에 취업자수 감소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해 정부가 만든 일자리는 80만개로, 근로시간을 감안해 취업자수로 환산하면 25만개 안팎 정도가 된다. 결국 민간에서 30만개 이상이 감소했고, 정부가 이중 25만개 정도를 메꾸어서 7만개 감소에 그치도록 만든 것이다.

지난해 실업자수도 88만9000명으로 11만9000명이나 증가해 현재의 실업자 기준이 적용된 99년6월 이후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하지만 이 역시 공식기준에 따른 숫자일뿐, 구직활동을 포기해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사람들을 감안하면 실제 실업의 고통은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해 비경제활동인구는 1569만8000명으로 전년대비 44만7000명이나 늘었고, 특히 ‘가사’(14만8000명)와 ‘쉬었음’이라고 답한 사람(12만3000명)의 증가세가 눈에 띄었다.

외환위기 때와 비교한 지난해 고용한파의 가장 큰 특징은 자영업의 몰락이라고 할 수 있다. 외환위기 당시는 워낙 실업대란이 심각했기 때문에 상용직, 일용직, 자영업 등 근로형태를 가리지 않고 전 분야에서 취업자수가 감소했다. 하지만 가장 큰 타격은 역시 상용직 임금근로자였다. 대기업, 금융권, 공기업 등 정규직 근로자가 대거 정리해고됐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정부가 직접 나서 구조조정 자제를 기업쪽에 압박하면서 상용근로자는 오히려 38만3000명이 증가했다. 임시근로자도 희망근로 덕에 소폭(2만2000명) 증가했다. 하지만 경기불황 때면 항상 타격을 받는 일용근로자는 이번에도 역시 15만8000명이 감소했다.

직격탄은 자영업 부분으로 자영업자와 이에 딸린 무급가족종사자가 각각 25만9000명, 6만명이 줄었다. 자영업은 이미 지난 2006년부터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왔는데, 이번 경기침체로 결정타를 맞았다. 지난해 고용시장의 이런 특징은 올해 고용회복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외환위기 직후에는 기업에서 해고된 사람들이 자영업 부분으로 대거 옮겨가면서 실업이 흡수됐지만, 자영업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은 충격을 완화해줄 분야를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자영업과 일용직에서 밀려난 사람들이 일시적으로 희망근로 등에서 일자리를 찾았지만 올해 하반기에는 이나마 모두 없어진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기업은 지난해 인력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추가로 인력 채용을 할 여지가 크지 않고, 자영업은 경기침체와 무관하게 구조적인 하락추세이기 때문에 다시 대폭 늘기가 힘들다”며 “올해 정부 일자리가 줄어든 만큼 민간부분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고 내다보았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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