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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무노조’ 삼성에 맞선 이들 “내년도 암울”

등록 2009-12-23 19:47수정 2009-12-23 23:35

복수노조 유예 가능성 높아
유족·해직자 등 송년문화제
“삼성에 제대로 된 노조만 있었어도 내 딸은 죽지 않았을 겁니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2007년 백혈병으로 숨진 황유미(당시 23살)씨의 아버지 황상기(54)씨는 이렇게 말했다. 황씨는 “만약 삼성에 노조가 있었다면 노동자들의 작업환경이 안전한지 아닌지 철저하게 점검했을 것”이라며 “사람이 죽어 나가는데 억울함을 호소할 노조는 없고, 회사는 나몰라라 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23일 저녁,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타운 앞.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맞서는 사람들’의 송년 문화제가 열렸다. 이날 문화제에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림프종 등으로 숨진 노동자들의 유가족과 삼성전자 하청업체인 동우화인켐 해고노동자 등 60여명이 모였다.

지난 6월부터 서초동 ‘삼성타운’ 앞에서 집회를 열며 삼성의 ‘무노조 경영’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동우화인켐 비정규직 노조의 최현기 위원장은 “삼성이 바뀌지 않으면 삼성의 뜻을 따라야 하는 하청업체도 무노조 경영을 고수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삼성에 맞서 힘겹게 싸워온 이들의 2010년은 더 암울하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노동조합법 개정 때 복수노조 시행을 2년6개월 미루는 방안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복수노조 시행이 유예되면 삼성이 ‘무노조 경영’을 고수하는 게 훨씬 쉬워진다”고 주장했다. 삼성그룹의 한 간부는 “복수노조가 허용되면 삼성에 민주노총이 세력을 확장하려고 할 것”이라며 “우리는 복수노조 시행 유예를 원한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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