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위원장 당선…“일방적 강제퇴직 막겠다”
서울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 노동조합의 10대 위원장에 민주노총 성향의 허인(41) 후보가 당선됐다.
서울도시철도 노조는 지난 27일부터 사흘에 거쳐 실시된 위원장 결선투표 결과, 허 후보가 5242표 가운데 2805표(53.5%)를 얻어 새 위원장으로 당선됐다고 29일 밝혔다. 허 위원장의 임기는 다음달 25일부터 2년간이다.
허 후보의 당선으로 서울도시철도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 움직임은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도시철도 노조는 지난 4월 대의원대회에서 노조 규약 가운데 ‘민주노총’이라고 명시된 상급단체 조항을 삭제하는 등 민주노총 이탈 움직임을 보여왔다.
허 당선자는 이날 표결 결과가 나온 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뒤 밀어닥친 엄청난 해고 압력과 시민 편의를 무시한 성과주의에 시달리고 있던 공기업 노동자들의 위기의식이 이런 결과를 낳은 것 같다”며 “일방적인 강제퇴직 등 인원 감축을 막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옛 서울지하철공사)의 정연수 노조 위원장과 하원준 현 서울도시철도 노조 위원장 등이 추진해온 민주노총 탈퇴와 ‘전국 지하철연맹’ 결성은 벽에 부닥치게 됐다. 앞서 지난 17일 서울메트로의 노조 대의원들도 민주노총 탈퇴를 뜻하는 ‘전국 지하철연맹 결성’ 안건을 대의원대회에서 부결시킨 바 있다.
허 당선자는 “민주노총을 규약에서만 삭제했을 뿐 탈퇴한 것은 아니었다”며 “현 집행부가 추진한 전국 지하철연맹 결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민주노총과 힘을 합치겠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