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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노동

‘2등 시민’ 양산 열올리는 정부

등록 2009-07-03 19:21수정 2009-07-03 22:17

임금으로 본 비정규직 실태
임금으로 본 비정규직 실태
흔들리는 ‘비정규직 보호’
고용불안 떠는 비정규직
정규직과 같은일 하고도
임금 근로조건 차별심각

한 공기업에서 기간제 계약직 노동자로 일했던 김경수(가명·33)씨는 3일 “비정규직은 제일 약하고 힘이 없는 존재”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정규직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월급은 적게 받았다. 노조가 있던 덕분에 일하는 시간 차이는 나지 않았지만, 자질구레한 일은 죄다 그의 몫이었다고 했다. “비정규직으로 평생 살려고 다닌 게 아닙니다. 더 잘 될 거라는 희망이 있었기에 참을 수 있었죠.” 하지만 지난달 30일 그는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한국 사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받는 처우는 정규직과 너무나 크게 벌어져 있다. 고용이 불안한 것은 물론이고 임금도, 4대 보험 가입도, 유급휴가 쓰는 것도 정규직과는 차이가 크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이 ‘통계청의 2009년 3월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비정규직 월평균 임금은 124만원으로 정규직 253만원의 48.9%에 그쳤고, 시간당 임금도 비정규직은 6738원으로 정규직 1만3547원의 49.7%에 머물렀다. 지난해 3월보다 정규직 월평균 임금은 6만원 오른 반면, 비정규직은 오히려 6000원 줄어들었다.

법정 최저임금(시간당 4000원)도 받지 못하는 임금노동자 222만1000명 가운데는, 비정규직이 207만8000명으로 93.6%나 됐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는 ‘사회안전망’도 매우 취약하다. 또다른 공기업에서 일하는 박아무개(43)씨는 “임금 문제도 크지만 회사 안 차별적 처우가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기 전, 비정규직이었을 땐 상여금도, 명절 선물도 받아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박씨는 “정규직과 무슨 얘기를 할 때마다 자격지심을 느꼈다”며 “이렇게 사람 대접을 받지 못하는 더러운 처지인 비정규직을 정부가 왜 이리 더 만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의 차이는 통계에서 쉽게 확인된다. 정규직의 사회보험 가입률은 국민연금 98.1%, 건강보험 98.7%, 고용보험 82.2%에 이른 반면, 비정규직은 각각 34.7%, 37.5%, 35.7%에 그쳤다. 퇴직금·상여금이나 유급휴가도 정규직 노동자 90% 이상이 받지만, 비정규직은 21~28%만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보라매병원에서 최근 계약 해지된 비정규직 김경련(25)씨는 “계약 갱신 결정권을 쥔 관리자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정규직들이 쉬는 토요일에도 거의 일했다”며 “병원에서 나는 정규직과는 ‘종류가 다른’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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