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묶인’ 업체들 제품출하 차질
화물연대가 13일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기업들이 제품 출하와 수출입에 차질을 빚고 있다. 파업에 대비해 미리 재고물량을 확보하거나 대체 운송수단을 마련한 기업들은 당장 큰 피해를 입지 않았으나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업들은 파업이 장기화되면 손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무역협회가 이날 오후 6시까지 접수한 피해 현황을 보면, 수출은 52개사에서 210TEU(1073만달러어치, 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수입은 27개사에서 143TEU(298만달러어치)의 물량이 반출 또는 반입이 되지 못했다.
가장 타격을 입고 있는 업종은 철강이다. 포항에 공장이 있는 동국제강은 출하가 전면 중단됐고, 현대제철도 출하량이 10% 정도에 그치고 있다. 포스코는 육상수송에 차질이 빚어지자 포항제철소 안에 비상 야적장을 확보하는 등 파업 장기화에 대비했다. 대한철강은 포항에서 원자재를 받지 못해 이날부터 아예 생산라인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부산지역의 조립식 패널 생산업체 7개사 대부분이 가동을 중단하거나 부분조업에 나서고 있다.
석유화학업체의 경우 원료와 제품 수송을 대부분 파이프라인에 의존하고 있어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야적장이나 원료저장 창고가 넉넉지 않아 파업이 사나흘 이상 지속되면 차질이 생길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내수 물량보다 수출 물량이 더 큰 영향을 받았다. 고객에게 보내는 하루 500여대의 차량은 직영 운송업체 등을 동원해 차질 없이 보내고 있지만, 전국 13곳 지역센터에 보내야 하는 재고 물량 운송은 지연되고 있다. 이날 광주공장에서 목포항으로 보내야 할 수출용 물량 1000대는 운송을 하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광주공장에서 생산되는 생활가전제품 운송이 파업의 영향으로 평일의 50~60%만 출하됐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당장 금전적 손실로 인한 피해보다 수출입의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면서 대외 신인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게 더 큰 우려”라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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